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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후 11개월 기록 - 희노애락이 있는 데이케어 라이프/ 플루샷/ 할로윈
    캐나다임신출산육아 2021. 11. 16. 04:53

    아이의 감기가 생각처럼 빨리 낫질 않았고 후엔 나까지 옮아버려서 결국 한국행을 취소해야 했다^_ㅠ 내년에 갈 수 있기를.. 런던에서 보낸 아이의 11개월 기록. 

     

    벽을 잡고 옆으로 옆으로 걸어다니고 한 손을 떼고 오래 버티고 서 있는다. 잡고 서있다가 우리 쪽을 향해 잡아달라고 손을 뻗기도 하고 내 손을 잡고 한 발짝 두 발짝 움직이기도 한다. 서있다가 도로 앉는 착지 능력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엄마 아빠 잘 부르고 우리가 하는 말과 행동을 곧잘 따라한다. 세상 모든 것에 관심이 많아 우리 안경을 잡아채고 후드 끈을 당기고 서랍에 들어있는 걸 꺼내고 난리 난리. 레체를 너무너무 좋아하지만 레체는 아직 조심스러워서 아이가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도망간다. 우리한테 더 폭 잘 안기고 끌어안기도 하고 스스로 가까이 와서 기대 앉거나 눕기도 한다. 예쁘고 귀엽고 웃기고 혼자 다 함. 남편과 종종 얘기하는 건데, 아이가 그리고 아이와 함께하는 하루하루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다. 눈물나게 좋다.ㅎㅎ 

     

    10월부터 아이가 데이케어에 다니고 있다. 감기를 앓는 동안에는 못 갔지만.. 아이가 아침에 선생님 품에 폭 안겨서 좋아하며 들어가는 걸 보면 잘 적응하는 게 고맙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친구들과 선생님들과 노는 게 재밌나봄. 거의 매일 야외 활동을 하고 새로운 액티비티를 경험할 수 있어서 아이에게 이로운 점이 많은 것 같다. 점심 한 끼, 간식 두 번을 데이케어에서 먹다보니 아무래도 입맛이 좀 달라진 것 같긴 하다. 소스도 주고 과일도 많이 주고 크래커나 씨리얼 같은 것도 종종 주니까 좀 스포일드 되었다고 해야하나^_ㅠ.. 다양한 재료를 다양한 방식으로 요리한 걸 먹게 되니 오히려 좋을 거라고 생각해야지 뭐. 아이가 데이케어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우리도 각자의 일을 더 잘 할 수 있고 아이와 보내는 시간에는 더 충실하게 아이와 함께할 수 있어 좋다. 캐나다의 문화를 더 잘 체험할 수 있는 점도 좋은데, 예를 들어 땡스기빙 주말 전 금요일에는 터키 등 땡스기빙 전통 음식을 점심으로 먹는다거나, Remembrance day에는 레드앤블랙으로 입고 오라고 한다거나. 챙길 게 많아 살짝 귀찮을 수도 있는데 그보단 재밌게 즐기는 마음이 더 크다. 

     

    그리고 지난 주 금요일.. 두둥. 오후에 어플로 연락이 왔다. 아이가 다른 아이와 가까이에서 놀고 있었는데 다른 아이가 갑자기 우리 아이 볼을 물었다고ㅠ.ㅜ 바로 떨어지게 한 뒤 잘 씻고 아이스팩을 해주고 달래줬다고, 피부가 찢어지진 않았지만 작은 자국이 남았다고 했다. 악한 의도로 한 건 아니고 이 시기 아이들이 이런 경우가 종종 있다고. 참담한 마음을 감추고 잘 처치해줘서 고맙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데리러 가보니 생각보다 더 큰 자국에 ㅠ.ㅜ 쌤을 원망하는 건 아니지만 고맙다는 말은 차마 안 나오더라. 다른 애를 할퀴거나 물까봐 걱정한 적은 있어도 물려올 거란 생각은 어쩐지 안 해봤던 거다. 찾아보니 보통 문 아이와 물린 아이 가족한테 모두 바로 리포트를 하되 누가 누구에게 그랬는지는 서로 안 알려준다고 한다. 피부가 찢어졌을 경우에는 병원에 데려가기도 한다고. 누군지 안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는데 괜히 얘가 그랬나 쟤가 그랬나 추측해보게 되더라ㅎㅎ 앞니 두 개와 아랫니 두 개가 물고 안 놓으려고 죽 그은 자국. 세게 물어서 그런지 멍까지 들었다 ㅠㅠ 주말동안 푹 자며 쉬니까 자국이 훨씬 옅어지긴 했지만 볼 때마다 마음이 씁쓸하다. 데이케어 다니면서 언젠가는 있을 일이었고 어느 날은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에게 상처를 입히는 날도 있겠지.. 그러면서 크는 거라고 생각해야지 별 수 있나^_ㅠ 

     

    10월 말에는 한참 늦은 9개월 체크업을 다녀왔다. 감기를 앓은 직후라 살짝 살이 빠지긴 했는데 그래도 여전히 키는 상위 3프로 몸무게는 상위 5프로 수준으로 잘 크고 있다. 예방접종 맞을 건 없었고 플루샷을 맞겠냐고 해서 맞고 왔다. 이제는 뭘 좀 알아서 그런지 이번 주사가 특히 아팠는지 주사 맞고 나서 서럽게 울었다..ㅎㅎ 집에 와서 보니 간호사쌤이 실수한건지 뭔지 피가 꽤 많이 묻어있긴 했다^_ㅠ 귀를 긁어서 봐달라고 했는데 다행히 감염은 없었다. 

     

    마지막으로 10월 말 아이에게 할로윈 장식을 보여줄 겸 동네 곳곳 산책 다닌 사진들. 할로윈 전 금요일에 데이케어에서 코스튬 입고오라고 해서 귀여운 연보라색 일각돌고래 옷을 입혀 보냈다. 막상 할로윈 당일 해지기 전에 잠들어서 트릿 얻으러 돌아다니지는 못했지만 너에게도 즐거운 추억이 되었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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