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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459

판타지 풋볼 (6/30)

새로 팀에 합류한 마이크가 뭔가 재밌는 걸 기획해보고 싶었는지 팀에서 판타지 풋볼을 할 사람을 모집했다. 판타지 풋볼이 뭔데.. 미식축구는 슈퍼볼만 (그것도 광고와 하프타임쇼를 위주로) 보고, 아는 선수라고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이제는 남편인 트래비스 켈시 밖에는 모르는데.. 할 건 아니지만 그래도 무플방지로 내가 팀즈 포스팅에 이모지를 날리자 개인챗이 왔다. “할래? 아무것도 몰라도 돼 내가 알려줄게.” 저는 그냥 패스할게요ㅎㅎ 하고 넘어갔는데 며칠 지나고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아직 사람 모집 중이라는 말에 그래 한 번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어쩌면 FOMO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 넓게 보면 40명 남짓의 팀, 그중에 열 몇 명 누가 따로 모여서 뭘 하는지 nosy 하게 참견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미국에서의삶 2026.09.03

베스트 데이 에버 (5/30)

지난 일요일, 미사를 가기에 앞서 시간이 좀 있어서 아침 먹고 동네 마실을 나갔다. 딸과 남편은 새로 산 자전거를 타고, 나는 옆에서 설렁설렁 걸어서 놀이터에 도착. 놀이터에서 미끄럼틀이 크루즈라며 여긴 우리 방, 수영장, 옷 갈아입는 곳, 저긴 식당, 던킨도너츠, 스타벅스.. 폴짝폴짝 뛰어다니다 같이 그네를 타는데 딸이 “베스트 데이 에버!”라고 외쳤다. 그간 뭔가 마음에 안 드는 일이 있으면 “월스트 데이 에버!”하고 불평한 적은 몇 번 있었지만, 베스트 데이 에버는 처음 듣는 것 같아 기분이 참 좋았다. 이렇게 소박한 아침이 너의 하루를 베스트 데이로 만들어주다니. 행복이 이렇게 가까이 있었네.오늘 내일 아직 개학은 안 했는데 썸머캠프도 없어서 오롯이 딸과 함께 보내야한다. 아예 연차를 낼까 하다가..

하루하루기록 2026.09.01

이중언어 아이 키우기 (4/30)

딸이 여름에 한국에서 놀러온 사촌오빠와 시간을 보내고 나니 한국말이 부쩍 늘었다. “아빠도 귀엽고 엄마도 귀여워.” 같은 깜찍한 말을 하기도 하고 졸려서 눈이 감기는데도 ”아빠 책 하나만 읽어주면 안 돼?“라고 완벽한 문장을 구사하거나 “혹시 몰라”, “도대체”, “갑자기”, “어느 날” 같은 단어를 불쑥 내뱉어서 감동시키기도 한다. 이모 생일이라 영상을 찍다가 뜬금없이 “아기염소는 너 사댱해” 라나. 너무 귀엽다 증말루.어릴 적부터 한글책이랑 영어책을 둘 다 읽어주긴 했지만 따로 우리말 교육을 시킨 적이 없었다. 돌 이전 육아휴직 기간에는 당연히 집에서 우리말을 썼지만, 돌 무렵 데이케어에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는 혹시나 데이케어에서 불편할까봐 집에서도 영어를 써주곤 했다. 영어를 사용하는 환경에서 생활..

미국에서의삶 2026.08.29

코어 메모리 (3/30)

아주 예전에 뉴논스톱 출연자들이 십여 년 만에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다큐를 봤는데 배우 이민우가 하차하는 과정에서 본인만의 오해로 다른 동료 배우들한테 쌀쌀맞게 제대로 인사도 안 하고 하차한 점이 두고두고 후회로 남는다고 인터뷰 한 게 종종 생각난다. (찾아보니 2018년 다큐라네 – 오잉 내가 이미 한국을 떠난 후인데 어떻게 봤지?) 다른 배우들은 그 때 이민우가 차갑게 행동했는지, 그런 오해를 했는지 기억하지 못하고 어쩌면 그 당시에도 느끼지 못했는데 이민우 혼자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그 때를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순간이라며 곱씹었다는 모습, 10년이 넘은 시점에라도 만나서 사과하고 싶었다고 하는 모습에서 내 모습이 살짝 보였기 때문일까. 늘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거나 받은 일, 실수해서 미안하..

하루하루기록 2026.08.27

즐거웠던 1박 2일 뉴욕 업스테잇 여행 (2/30)

7월 초에 다녀온 업스테잇 여행! 이틀만에 챌린지 무너질 수 없어서 피곤하지만 전에 메모장에 적어놓은 글이라도 정리해서 올려본다.=_=무지하게 더웠지만 기대보다 더 잘 해낸 레고랜드. 오픈시간 맞춰 가서 오전에 기구 몇 가지 타고 물놀이까지 신나게! 고대 이집트를 좋아하는 딸이 곤돌라 타면서 피라미드를 봤는지 이집트를 꼭 보러가자고 해서 덥지만 구경하러 걸어가봤다. 지도에 보니 이집트가 없는데? 라고 했지만 가보니 스핑크스와 피라미드가 라스베가스를 상징하는 건축물로 정말 있었다! 마운트러시모어는 갑자기 딸이 탤런트쇼 때 불렀던 양키두들을 불러서 반가웠고. 이번엔 딸 수영복만 챙겨갔는데 다음엔 우리 수영복도 챙겨가면 더 편하게 잘 놀 수 있을 듯. 차에서 두 번 짧은 낮잠 자긴 했지만 더운데도 잘 걸어다니..

하루하루기록 2026.08.26

최선의 선택 (1/30)

느슨해진 일상에 긴장감을 더하고자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30일 포스팅 챌린지 시작. 하도 글을 안 쓴 지 오래 되어서 잘 할 수 있을랑가 모르겠어요~ 여유있게 9월이 끝나기 전까지 30개를 작성하는 걸 목표로 해야겠다. (바로 약한 모습) 뭔가 너무 그럴 듯하게 잘 쓰려고 하지 말고 그냥 한다는 행위 자체에 목적을 두기로.딸 반 배정이 나왔다. 지난 학년도 같은 반이던 친구들 중 일부 같은 반이 되었다. 그 중 한 학부모가 단체 메일로 같은 반 3명이 함께 걸스카웃 그룹을 구성했다며, 같이 하고 싶으면 참여하라고 그룹 번호를 알려줬다. 딸에게 물어보니 슬립오버가 있으면 싫고 슬립오버가 없으면 하고 싶다나? 연락해 준 집과 달리 우리집은 맞벌이라 부모 참여도에도 제한이 있을 거고, 우리 딸은 애프터스쿨을..

하루하루기록 2026.08.25

소신 있는 사람들

소신: 굳게 믿고 있는 바. 또는 생각하는 바. 미국에 와서 살면서 이 나라는 소비를 무지하게 부추기는 나라구나 하는 생각이 종종 들곤 한다. 계절마다 마당의 꽃을 바꿔심고 부활절, 세인트패트릭스데이, 인디펜던스데이, 할로윈, 크리스마스.. 명절 또는 기념일마다 집 안팎으로 장식을 바꿔달고 생일이며 행사마다 구디백을 서로 나눠주고. 선물은 예쁘고 큰 쇼핑백에 색색의 티슈페이퍼를 넣어준다. 필요하지 않아도 사고 쟁여두고 버리는 일이 쉬운 곳. 별 생각 없이 주변 사람들과 비슷하게 발맞춰 열심히 소비하며 살다가 가끔 소신 있는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다. 아이 데이케어 학부모 중 본인 아이 생일에 선물을 가져오지 말아달라며, 꼭 가져오고 싶다면 우리 아이가 읽었던 책이나 가지고 놀던 인형으로 달라고 하는 사..

미국에서의삶 2026.06.28

오일탱크가 터지고 제 멘탈도 터졌습니다

지난 2월, 스노스톰으로 연이은 휴교 후에 드디어 오랜만에 아이를 등교시키고 산뜻하게 집으로 돌아오는 길. 히팅오일을 넣으러 온 업체가 난처한 표정으로 탱크에서 기름이 샌다며 미안하다고 자기네가 해 줄 수 있는 건 없지만 사무실에 연락하면 처리 업체를 소개해 줄 거라며 사라졌다. 자기들이 넣은 기름에 대한 영수증을 남기고.. 아마도 노후된 탱크가 기름 주입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구멍이 나버린 모양이었다. 콸콸콸 기름이 새는 소리가 났다. 소식을 들은 남편이 휴강을 하고 집에 왔다. 흡수재를 좀 깔고 고양이 모래까지 한 봉지 뿌려대며 업체를 기다렸다. 오염된 흙을 전부 파내야 하고 만약 지하수로 흘러들어가면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들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글을 읽으며 겁에 질렸다. 나는 오일이 빨간색이라는 것..

미국에서의삶 2026.03.30

늙는다는 건 왜 슬픈걸까

얼마 전 아빠랑 영상통화하는데 아빠 얼굴이 좋아보였다. 한동안 종종 얼굴이 부어있을 때도 있었는데 다행히 전보다 좀 건강해진 느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순간 눈을 비비려고 안경을 벗은 아빠 눈가에 검버섯이 보였다. 안경에 가려져서 잘 안 보였는데 갑자기 훅 다가온 나이 드신 모습에 전화 끊고 왈칵 눈물이 났다. 얼마 전 머리 자르러 갔을 때 미용사 분이 나한테 한국 갈 땐 염색을 하고 가야겠다며, 부모님 속상하시겠다고 하시더라. 어느덧 흰 머리가 1/4은 되는 듯. 엄마아빠도 오랜만에 나를 보면 나이 든 모습에 놀라려나. 늙는다는 건 왜 슬플까. 인간의 유한함을 모르는 바 아닌데, 모든 건 늙고 시들고 변하는데. 딸이 내가 우는 걸 보더니 한국 가서 하루 자고 오잔다.ㅎㅎ 아쉽게도 그러기엔 너무 ..

하루하루기록 2026.03.02

2월에야 돌아보는 2025년

곧 3월이다.. 적어도 1월 중에는 2025년 결산을 올려야지 했는데 왜인지 한참을 미루다가 2월도 저물어가는 이 시점에야 억지로 창을 연다. 작년 다이어리를 열어보면 참 정신없이 바빴던 한 해였구나 싶은데 막상 글로 정리하자니 뭐부터 적어야할지 모르겠네. 매 주말 우리집에 누군가를 초대하거나 우리가 친구네 놀러가거나 생일파티에 가거나 워터파크로 바닷가로 박물관으로 동물원으로 농장으로 놀러다니느라 매일매일이 꽉꽉 차 있었던 2025. 여름에는 이사 전에 마지막으로 타운하우스 수영장 뽕 뽑고ㅎㅎ 주변에 좋은 친구들과 더불어 따뜻했던 한 해로 기억한다. 어디 멀리 놀러가진 않았지만 그래도 여행이라고 하면 1월에 남편 친구 만나러 필라델피아 여행, 5월 출장 끝에 ㅈㅇ이네 가족과 시카고 여행, 8월에는 ㄹㄱ..

하루하루기록 2026.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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