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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후 9개월 & 10개월 기록 - 한국 여권 만들기/ 데이케어 첫 주/ 첫 감기
    캐나다임신출산육아 2021. 10. 18. 10:54

    생후 9개월 기록을 깨작깨작 적다가 임시저장만 해두고 제대로 올리지 못했는데 어느새 만 10개월도 지나버려서 한꺼번에 기록을 남기기로..ㅠㅠ 처음으로 데이케어 보내고 한국행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다. 기억에 8개월과 9개월은 여러모로 차이가 크게 느껴졌는데 아무래도 훅 커버렸기 때문인 것 같다. 할 줄 아는 게 급격히 늘어나는 시기인 듯!

    만 9개월을 넘기면서 아이가 부쩍 할 줄 아는 게 많아졌다. 손으로 박수를 치거나 곤지곤지, 잼잼 같은 동작을 하기도 하고 고개를 도리도리 돌리기도 한다. 끙차끙차 혼자 앉기도 하고 다리를 쭉 우리한테 뻗은 채로 선 것처럼 버티기도 한다. 마음에 안 드는 게 있으면 짜증을 내기도 하고^ㅠ^.. 언젠가는 밥 먹다가 얼굴이 시뻘개져서는 고개를 뒤로 젖히면서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려서 당황.. 한국에 계신 할무니 할아버지들한테 매번 너를 순둥이라고 얘기했는데 이제 더이상은 아닌거니..?ㅋㅋㅋㅋ 밥 먹다 왜 화가 난건지 여러가지 이유를 추측해봤는데 쭉 지켜보니 먹여주는 것보다 직접 집어먹고 싶어해서였던 것 같다. 중기까지는 죽으로 만들어 먹였는데 후기부터는 점점 식단표고 뭐고 없이 집에 있는 신선한 재료들을 생으로 혹은 삶거나 굽거나 찐 걸 식판에 줘서 직접 집어먹게 하는 중. 먹는 걸 다 싫어하는 게 아니라 직접 먹는 건 아주 열정적이라 다행!

    열정적인 그녀


    잠 퇴행기인지 이앓이인지 가끔 새벽에 깬다 ㅠ.ㅜ 이미 아래 위 이가 네 개씩 나있는데 벌써 또 나나..? 그치만 일어나서 끙끙 힘들어하는 걸 보니 이앓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모르겠당.

    9월초에 9개월 체크업을 갔어야 하는데 의사쌤이 휴가 가신다고 해서 10월말로 미뤄졌다. 키랑 몸무게는 잰 지 한참 되었는데 얼마나 컸는지 궁금하다. 1주일에 한 번 정도 손톱 발톱 깎아주는 것 같은데 그 때마다 새삼 손발이 커져서, 손톱 발톱이 커져서 놀랍다. 처음엔 진짜 작았는데. 한동안 살이 키로 가는지 길쭉길쭉해지다가 다시 살이 붙는 것 같아서 좋다. 말랑말랑 볼살 통통 팔뚝 딴딴 허벅지 만지면 기분이 조크든여^ㅠ^

    9월엔 토론토 영사관에 가서 아이 여권을 만들었다. 추석이 껴서 2주 정도 예상하라고 들었는데 훨씬 빨리 받아서 기뻤다. 토론토에 왕복으로 다녀오면 아이가 너무 힘들 것 같아서 영사관 근처 호텔을 잡아 1박했는데 이번 토론토 여정은 그냥 일 같았달까.. 호텔 체크인 시간 맞춰서 느지막이 가서 저녁만 먹고 애 재우고 일어나서 남편은 영사관 다녀오고 나는 호텔에서 아이랑 있다가 일 마치고 퇴각. 크립이 뭔가 별로였는지 크립에만 눕히면 울고 못 자서 처음으로 우리랑 같이 침대에서 잤다. 보통 자기 전에 굿나잇 인사를 하고 나오고 한참 아이가 잘 때 어두운 방에 우리가 슬금슬금 들어가서 자기 때문에 밤에 아이가 자는 모습을 이렇게 오래 본 건 참 오랜만이었다. 예쁘게 쿨쿨 자는 아이 얼굴을 들여다보며 쪽잠을 자자니 아이 신생아 때 생각이 나면서 어떻게 그 시기를 지나왔나 새삼 스스로 대견..ㅋㅋ 아마도 다음에 이런 일이 생기면 남편이나 나 한 명은 런던에서 그냥 있고 나머지 한 명이 혼자 토론토에 가서 일처리를 할 듯. 휴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10월은 처음으로 아이가 데이케어에 간 의미있는 달이다. 10월 4일 월요일에 처음 가서 한 주 다니고 한국행 예정이었는데 감기에 걸리는 바람에 한국행도 미루고 데이케어도 못 가는 중..ㅠㅠ 아무튼 데이케어 보낸 10월 첫 주에 쌤들한테 best eater best napper 소리 듣고 엄청 잘 적응한다고 칭찬 들어서 기분이 넘 좋았다. 나는 6살인가에 처음 유치원 갔던 것 같은데 이렇게 일찍 데이케어를 보내야하다니 약간 슬프기도 하고 미안한 마음이 있었지만 아이가 넘 즐거워하니 그런 마음이 좀 누그러들었다. 픽업간 어느 날에는 한 쌤이 우리보고 한국인이냐며, 선생님 중 한 분 여자친구가 케이팝 팬이라 우리말 단어를 좀 알아서 몇 개 말해봤는데 아이가 고개를 휙휙 돌리며 놀라서 쳐다봤다고 해서 너무 웃기고 귀여웠다. 금요일에 드랍할 땐 선생님한테 안겨서 들어가는데 우리를 보며 안녕하듯 손을 번쩍 들며 웃기도..ㅋㅋㅋ 친화력도 적응력도 엄마보다 훨씬 낫네. 넘넘 기특해! 어딜 보낸들 백프로 만족할수야 있겠냐만 아이가 좋아하는 걸 보면 잘해준다는 걸 짐작할 수 있고 매일 어떻게 지냈는지 사진을 어플에 올려줘서 마음이 놓인다.

    아, 데이케어 가기 전날이었나? 데이케어 가는 날 아침이었나 장난으로 데이케어 가지 말고 엄마랑 놀자~~ 이러면서 우는 척 했더니 입을 삐죽삐죽 거리다가 따라 울어서 신기하고 웃기고 미안했다ㅋㅋㅋㅋ 늘 웃는 표정만 보여줘서 이렇게 감정을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언제 얻은건지 모르겠지만 신통방통 귀여웠다ㅋㅋ 귀여워서 또 한 번 보고싶은데 울리기는 미안하고 그르넹.

    그나저나 땡스기빙데이부터 시작된 이눔의 감기..ㅠㅠ 데이케어 가면 원래 감기 한 번씩은 걸린다고 하던데 데이케어 탓인지 날씨가 갑자기 추워진 탓인지 아이가 감기에 걸렸다. 콧물 줄줄 숨소리 그릉그릉.. 열은 안 나서 다행이긴 한데 금방 안 낫네. 아이가 나한테 뽀뽀를 날리기도 했고 하루종일 붙어있다보니 나도 옮아서 수요일부터는 나도 골골대고 있다. 코시국이 아니면 약먹고 비행시간 꾹 참고 갈텐데 시국이 시국인지라 출국일을 미뤘다. 낫지 않을까 하는 믿음으로 PCR테스트는 미루지 않고 그냥 받았기 때문에 미룬 일정에 맞춰 또 검사를 받아야한다.ㅡㅜ 으으 출국일까지 정말 낫긴 할까..? 우울하다. 남편은 너무 생각하지 말고 못 가면 다음에 가면 되니 낫는 데 집중하자고 하지만 맘처럼 잘 안 된다.

    늘 느끼는 거지만 육아는 참 어렵다ㅠㅠ 이 시기에 새로운 게 뭐가 필요한지 뭘 알려줘야 하는지 어떻게 놀아줘야 하는지 계속 익혀야하는데 아이는 어느새 이만큼 커있다. 바라보고 웃어주고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이걸로 충분한걸까..? 잘하고 있는건지 자신이 없는 때도 있지만 사실 그런 걸 잘 느낄 겨를도 없이 시간이 정신없이 흐른다. 아~~ 정말 좋은 엄마가 되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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