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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나다 일상 - 런던 빅토리아 병원 방문
    캐나다임신출산육아 2020. 10. 26.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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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6일, 패밀리 닥터가 연결해 준 산부인과 의사선생님을 만나기 위해 런던 빅토리아 병원을 처음으로 방문했다. 처음이라 헤맬까봐 가기 전에 좀 찾아봤는데 병원 홈페이지 외에는 별다른 정보를 찾지 못해서 나라도 비루하게나마 글을 남겨본다. 

    산부인과는 B zone 5층에 위치해 있다. B zone 바로 옆에 P8 주차 빌딩이 있어서 주차했는데, 주차 빌딩이랑 병원 건물이 2층만 연결되어 있어서 5층에 주차해봐야 소용없음.. 게다가 코로나 때문에 2층 연결통로는 병원 관계자만 이용할 수 있어 결국 건물 밖으로 나와 이동해야 했다. 날씨도 좋았는데 그냥 옆에 팀홀튼 쪽에 무료 주차했어도 될 뻔. 홈페이지 정보에 따르면 주차비는 첫 1시간은 4불, 그 뒤부터는 30분마다 2불씩 붙고 하루 최대 12불. 나오기 전 1층과 2층에 있는 기계에서 지불 가능하다. 우리는 좀 일찍 갔기 때문에 2시간 정도 걸렸는지 8불을 냈다. 런던에서 늘 널찍널찍한 야외 주차공간만 보다가 오랜만에 빙글빙글 올라가야하는 주차 빌딩을 보니 신기했다. 

    병원 안에는 코로나 때문에 역시나 혼자 들어가야 했고, 건물에 들어갈 때 1층 입구에서 이름, 가는 부서와 코로나 관련 스크리닝 질문을 한다. 날짜, 들어온 입구와 가는 층을 적은 스티커를 주는데 사람들이 가슴팍에 붙이고 다니길래 나도 붙임. 

    엘레베이터를 타고 5층에 가니 화면에 의사 선생님 이름들과 접수하는 곳 방향이 안내되어 있었다. 쭉 따라가서 사람들과 거리 유지한 채 기다렸다가 접수를 하고, 접수하면서 받은 문진표를 받아 작성하면서 나를 부르길 기다렸다. 프라이버시 보호 차원에서 이름 대신 번호를 나눠주고 그 번호로 부르더라. 문진표에 뭐 별 특별한 내용은 없고, 소개해 준 패밀리닥터 이름, 예정일, 복용 중인 약, 몇 번째 임신인지, 지난 출산 때 출산 방법이 뭐였는지 등등 평범한 내용이었다. 

     

    번호를 부를 때까지 복도에 띄엄띄엄 앉아서 기다렸다.

     

    종합병원도 패밀리닥터나 워크인처럼 방이 여러 개 있고 의사선생님이 왔다갔다 하는 구조이려나 아니면 한국 종합병원 같으려나 궁금했는데 약간 두 가지가 섞였다고 해야하나..? 번호를 불러서 들어가니 가정병원처럼 방이 여러 개인 복도식 구조로 되어있었는데, 안에 카운터 같은 곳에서 간호사인지 의사 보조인지(?) 어떤 말이 엄청 빠른 분이 내가 작성한 문진표를 받은 뒤 몸무게를 재고 이것저것 물어본 다음 방 하나를 가리키며 앉아서 기다리면 의사가 올 거라고 했다. 한국처럼 의사가 특정 방에 앉아 있고 환자가 차례로 들어가는 구조는 아님. 패밀리닥터 방문 때와 다른 점은 앞으로 출산예정일 전후까지의 예약 날짜, 시간이 적힌 종이를 쭉 뽑아서 같이 줬다는 점이다. 이 날짜, 이 시간이 되는지 안 되는지 따위 묻지 않음.. 출산예정일 한 달 전까지는 2주마다, 한 달 남은 시점부터는 매주 예약이 잡혀있었다. 전부 평일에 시간도 오전 오후 들쭉날쭉. 회사를 비롯한 캐나다 사회 전반에서 다 이해(?)하는 분위기니까, 당연히 가족이, 병원 가는 게 일보다 더 중요하다고 인식하니까 이게 가능한 거겠지..? 다른 나라에서 아가를 낳아본 적이 없으니 원래 다 이런지 어떤지 모르겠네. 

     

    의사선생님 기다리면서 찰칵. 
    방 안은 가정병원이나 종합병원이나 비슷하게 생긴 듯. 

     

    방에 앉아 기다리니 의사쌤이 들어왔다. 처음 만나는 거라 역시나 기본적인 질문들을 이것저것 물어봤다. 서로 마스크를 쓰고 있긴 했지만 왠지 푸근한 인상을 받았다. 아기를 만 명 넘게 받았다는, 런던 Top 3 OB라는 글을 미리 읽어보고 온 탓인가ㅎㅎ 누워서 래똥이 심장소리도 들었는데 느낌 탓인지 패밀리닥터가 쓰는 도구보다 성능이 좋아보였다..ㅎ 아기와 나 모두 건강하고 그간의 초음파, 피검사 모두 정상이니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서 2주 뒤 예약은 취소하고 한 달 뒤에 보자고 하더라. 분만실은 B zone 4층에 있다며, 꼭 자기는 아니더라도 24시간 산부인과 의사가 대기 중이니 혹시 갑자기 진통이 오거나 응급 상황의 경우 4층으로 오면 된다고 했다. 지금 퍼펙트 타이밍이라면서 온 김에 백일해 주사 (Tdap) 맞고 가겠냐길래 그러기로 했다. 얼핏 들은 설명에 따르면 백일해, whooping cough는 어른은 크게 상관없지만 아기한테는 치명적일 수 있는 호흡기 질환으로 아기들은 태어나서 3~4개월쯤 백신을 맞는데 그 때까지 안전하기 위해 엄마가 임신 기간에 대신 백신을 맞아주면 항체가 아가한테도 간다는 듯. 의사쌤 가고 다른 빈 방에 가서 기다리니 간호사 + 간호 공부하는 학생이 오더니 주사를 놔줬다. 근육주사라 며칠동안 팔이 뻐근했다ㅠㅠ 

    여러 장의 설문지가 들어있는 서류 봉투를 하나 받았는데, 병원에서는 슬쩍 훑어보기만 하고 집에 와서 J와 찬찬히 작성했다. 내 건강 상태에 대한 전반적인 질문들과 출산할 때 어떤 방법을 선택하고 싶은지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기억나는 걸 몇 가지 적어보면.. 분만을 돕기 위해 사용하고 싶은 방법들을 고르라고 되어 있는데, 그림이나 사진 같은 걸 직접 가져와서 보고싶은지, 음악을 준비해와서 들을건지, 샤워나 목욕을 원하는지, 마사지가 필요한지, 침대에 힘 줄 때 잡을 봉 같은 게 필요한지 등이 있었다.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laughing gas, morphine, epidural 등의 선택지가 있었고, 특히 한국에서 무통주사라 부르는 에피듀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동봉되어 있었다. 부작용에 대해서도 알려주긴 하지만 굉장히 드문 경우라고 거듭 적혀 있어서 왠지 에피듀럴을 권하는 느낌?을 받았다. 아가가 태어나면 바로 안고싶은지 좀 닦고 말리고 한 다음에 안고 싶은지, 탯줄은 파트너가 자를건지 잘라줬으면 하는지, 자연분만 할 경우 24시간 정도 입원하게 되는데 몇 인실을 쓸 건지, 아가가 태어나면 의사 누구한테 데려갈건지 등에 대한 내용도 있음. 설문지를 작성하고 나면 간호사와 45분 내외의 통화를 해야 한다고 한다. 진료 끝나고 나가면서 처음 접수했던 곳에 들러 간호사와 통화 시간을 잡으라고 했고 나는 10월 30일에 통화를 하기로 예약을 잡았다. 

     

    에피듀럴에 대한 설명과 설문지. 사람마다 통증은 다르고 통증이 너무 세서 도움을 요청한다고 해도 네가 실패한 게 아니야.

     

    내가 좀 일찍 출발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패밀리닥터 방문보다는 시간을 좀 더 길게 잡아야 하는 것 같다. 예약 시간에 딱 진료가 시작되지 않음. 다음 예약은 11월 4일! 멀었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코 앞이네. ㅎㄷ 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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