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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만호 '인연이 아니라는 말'임시폴더/문학소녀인척 2010. 9. 19. 22:26
당신을 보내고
천 년을 살았다는 제주도 비자나무
상록의 활엽을 보네
잎잎마다 바라보는 향이 다르다지만
모두가 저렇게 푸르다면 분명 시간의 국경을 넘어온 천 년의 이파리가
저 잎들 어딘가에서 나를 보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
혼자서 바라보았을 천 년의 석양과
천년의 밤하늘과
천 겹의 적막을 생각하며
나라는 나라와
당신이라는 나라의 국경을 생각하며
인연이 아니라는 말은 얼마나 억울한가
우연에 기댄다는 말은
얼마나 쓸쓸한가
조용히 중얼거리며
과장없이 무너져 우는 그늘 속에서
천년의 이파리가 가만히 그 울음을 듣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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