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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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결산하루하루기록 2025. 1. 19. 15:31
늦은 감이 있지만 다이어리에 분기마다 잘한 점과 아쉬운 점을 수기로 적어놓은 걸 바탕으로 살짝 올려본다. 1분기에는 미국으로 이사와서 적응하느라 분주했다. 잘한 일은 딸 데이케어를 옮긴 것, 마음에 드는 차를 산 것, 동네 친구들을 꽤나 사귄 것, 여기저기 근처에 제법 잘 놀러다녔다는 것이고 아쉬운 점은 플루에 걸려 거의 인생 최고로 아팠던 것, 미국 생활을 시작하며 멍청비용을 꽤나 지출했다는 점 정도..? 이번 겨울에는 다시 아프고 싶지 않아서 10월에 플루샷을 맞았다. 멍청비용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일단 보험 - 올해 접어들며 교통정리를 했으니 푼돈일지언정 매달 손에 들어오는 돈이 조금 늘어나기를 기대해본다. 2분기에는 5월말~6월초 한국에 다녀와서 오랜만에 엄마가 차려주는 생일상도 받고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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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은 연휴 기록 (feat. Comet C/2023 A3 쯔진산 아틀라스 혜성)하루하루기록 2024. 10. 15. 13:37
맛있는 걸 먹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 주말.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내 세계가 넓어지는 느낌이 새삼 좋다. 알지 못했던 걸 배우고 보지 못했던 것에 눈이 트이는 순간들. 내가 뭘 좋아하는지 관찰하고 조금씩 그 반경을 넓혀가보려고 한다. 하나씩 하나씩 좋아하는 것들을 곁에 둬야지. 아이를 키우면서 애한테 하는만큼만 나한테 했다면 좋았을텐데 싶은 때가 있다. 혹여 추울까 더울까 매시간 세심히 살피고 피곤한지 어디 아프진 않은지 걱정에, 몸이든 마음이든 상처가 흉이라도 질세라 약을 바르고 다독이고 끼니마다 밥을 챙겨먹이고 사소한 일에도 응원을 아낌없이 보내고. 나는 왜 나에겐 그렇게 자비롭지 못했나, 혼자일 때면 밥을 대충 때우고 늘 부족한 점만 생각하고 스스로를 미워했던 시간들이 미안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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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하루하루기록 2024. 9. 14. 14:39
한국에서 일하던 사회초년생 시절에는 여기저기 들이받고 뾰족하게 구는 게 일을 잘하는 건 줄 알았다. 내가 불과 얼마 전에 공유한 내용을 제대로 안 본 건지 새로운 것인 양 사람들한테 보낸 나보다 열댓 살은 많았던 다른 팀원의 이메일에 내가 공유했던 메일 재첨부해서 답장 보내서 무안하게 만들지 않나, 우리 팀이 몇 번이나 요구대로 자료를 정리하고 보고서를 수정해서 보고했는데도 그래서 인사이트가 뭐냐고 질문하는 높은 분께 이 정도 했으면 인사이트는 찾으셔야 하는 것 아니냐는 뉘앙스의 말을 하질 않나. (그 질문을 받은 시간이 밤 11시였으니 나를 비롯한 우리 팀 모두 열받을 만하긴 했지만ㅎㅎ 이제와 생각해보면 가장 어린 구성원으로부터 그 건방진 말을 듣고도 화내지 않고 우리 팀장이랑 담배나 하나 태우러 다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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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한 링글, AI 분석까지 - Ringle 추천인 할인코드: 21892e하루하루기록 2024. 8. 8. 05:05
영어권 국가 거주 8년차, 근무 경력 7년차.. 육휴 1년을 뺀다고 해도 꼬박 5년 넘게 영어를 쓰며 일한 셈이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라고 하는 게 핑계가 되지 않는 시기가 되었달까. 그치만 여전히 삐걱거릴 때가 있고 부족함을 느낀다. 누군가 그랬다. 첫 3년간 배운 영어로 먹고 사는 거라고.. 맞는 말 같기도 하다. (그 때 좀 더 열심히 해 둘 걸ㅠㅠ) 의사표현을 할 수 있고 일도 나름 문제없이 하고는 있지만 그 이상으로는 발전 속도가 너무 더딘 느낌이라 다시 링글을 찾게 됐다. 이제 경력이 꽤나 쌓여가는데 미국인 중에 나와 비슷하게 일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이 아닌 나에게 리더 포지션을 맡길까? 영어가 나에게 있어 전혀 약점이 아니라고 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다시 찾은 링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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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나의 딸하루하루기록 2024. 5. 19. 12:35
콧구멍은 하트 모양이고 배꼽은 곰돌이 입 모양돌연 한국 가기 싫다기에 왜 그러나 했더니 영영 가는 줄 알고 레체가 걱정돼서 그랬다는 우리 딸. 며칠 전 데이케어에서 "Do you wanna build a snowman" 노래를 듣고 와서는 겨울왕국을 보고 싶다기에 좀 보여줬더니만 갑자기 끄라면서 대성통곡. 엘사가 보라색 케이프를 벗어던진 게 너무너무 싫단다. 그 다음날에도 불현듯 I will never see Elsa again. 네 머릿속의 작은 기억 조각들이 신기해. 엘사는 왜 안나를 밀어낸건지 안나는 왜 보이프렌드를 만들었는지 다신 보고싶지 않지만 그래도 궁금한 게 많은 너. 너의 미소와 소성은 나를 충만하게 하지내일도 궁금한 거 천 가지 물어봐 줘. 잘 자고 내일도 재밌게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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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배우는 나이 2.9살하루하루기록 2023. 11. 14. 14:04
그동안 적지 못한 얘기가 많은데 머릿속이 잘 정리되지 않아서 일단 생각나는대로 대충 끄적여놓기로. 어제는 딸이 데이케어 친구네 집에 급 초대받아 놀러갔다왔다. 딸만 데려다놓고 두 시간쯤 후에 오라길래 괜찮을까 걱정이 앞서서 생각해보니 데이케어 말고는 엄마 아빠 없이 낯선 곳에 있는 게 처음이다. 플레이데이트를 하더라도 늘 엄마나 아빠도 같이 있었는데. 데려다주고 차를 빼서 나오는데 어딜 가야하나 뭘 해야하나 약간 횡재한 기분이 들면서 설렜다. 막상 특별한 거 없이 그냥 산책 좀 하고 책을 읽다가 딸 먹을 저녁을 만들었지만 혼자만의 시간 없이 오후 내내 같이 보냈다면 저녁까지 딸에게 아주 상냥하긴 힘들었을지도. 감사히 음미하며 시간을 보냈다.ㅋㅋ 딸은 걱정이 무색하게 너무 잘 논 듯? 애들끼리 벌써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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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자란다하루하루기록 2023. 10. 24. 22:12
오늘 아침에 딸을 데이케어에 데려다주는데 스니커즈 말고 크록스를 신고 싶다고 하더라. 크록스는 인도어용이라 야외활동용 스니커즈를 챙겨가서 사물함에 넣어주고 반에 가서 선생님한테 인사하는데 언제 갈아신었는지 반에 놔두고 다니는 인도어 스니커즈를 이미 신고 있는 거?? 이미 친구들에게 가서 놀려고 하는 딸한테 크록스 어디다 벗어놨냐고 하니 사물함에 놨다고 해서 엥?? 어리둥절하면서 반을 나왔는데 진짜로 크록스가 사물함에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물어본 말에 맞게 대답해줬던 거다. 언제 벗었지? 언제 넣어놨지? 언제 혼자 신었지?? 선생님이랑 잠깐 인사한 시간 빼고는 계속 보고 있었는데. 날랜 친구. 어제는 웨건에 팔이 꼈다고 낑낑하길래 놀래서 가서 후다닥 빼주고 살펴보고 안아주고 뽀뽀해줬는데 조금 지나서 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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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잔여에너지가 있는 날하루하루기록 2023. 10. 15. 11:58
결혼하고 처음으로 같이 보내지 못하게 된 남편의 생일. 다행히 좋은 분들과 즐거운 하루 보낸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 생일축하해~~🥲 오늘은 애를 재우고도 모처럼 잔여에너지가 살짝 있다. 쿠킹클래스도 리틀짐도 제시간에 맞춰가고 낮잠도 밤잠도 잘 재우고 밥도 간식도 잘 챙겨먹이고. 오전에 너무 피곤했는데 딸 낮잠 자는동안 나도 살짝 눈을 붙이고 체력을 회복한 덕인 듯. 물론 망아지처럼 말 안 듣는 순간들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손에 꼽을 정도로 흡족한 하루. 어느덧 남편이 먼저 이사간지 한 달 반이 되었다. 말이 이제 좀 통하고 나름 루틴이 생기니 할만하기도 하고 또 그러다 죽겠다 싶으면 중간중간 남편이 와줘서ㅋㅋㅋ 그럭저럭 버티고 있네. 어제 드디어 수퍼바이저가 비자 관련 필요 자료 로펌에 넘겼다고 하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