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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선
    워커홀릭인척 2010. 10. 3. 22:50



    서울의 멀티숍 문화에 불을 지핀 10코르소 코모.
    이 곳의 VMD인 김재선은 VMD로서의 탄탄한 경력은 물론 바이어 경험도 가졌다.
    그는 10코르소 코모에서 비주얼 머천다이징과 광고&프로모션을 담당하고 있다.

    당신의 커리어가 궁금하다.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나?

    대학에서 의상을 전공하고 샤넬의 VMD로 4년 정도 일했다. 그 후 뉴욕 파슨스에서 패션 마케팅을 공부했고 프라다에서 '꿈에 그리던(?)' 바이어로 일하다가 2007년 10월 10코르소 코모에 합류했다.

    바이어로 일하다가 다시 VMD로 전향하기 쉽지 않았을텐데, 그 이유가 무엇이었나?
    멀티숍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경험해보고 싶었다. '10코르소 코모가 쇼핑의 최종 목적지가 되자'라는 마케팅 전략도 마음에 들었다. 10코르소 코모는 상업과 문화적인 측면을 동시에 아우를 수 있는 곳 아닌가. 모든 수입 브랜드는 매뉴얼이 있지만 코르소 코모는 순간 순간 바뀐다. 처음엔 매뉴얼이 없는 것이 당황스러웠지만, 지금은 너무 재밌다. 다양한 문화적 체험을 할 수 있고, 워낙 많은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보니 각각 브랜드들의 성향을 공부해야 한다.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이랄까.

    카를라 소차니 같은 거물(?)을 수장을 모시고 있다는 점이 부담스러울 것 같기도 하다. 비주얼 총감독으로서의 그녀는 어떤가?
    굉장히 세심한 여자다. 라이팅을 3층에서 1층으로 내리라는 등 아주 세부적인 사항까지 지시한다. 소차니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홍보도 판매도 아닌, VMD 영역이다. 그녀가 물건을 놓는 위치를 보면 감탄스러울 정도다. 그녀는 아이러니하게도 이 공간이 미니멀하다고 말한다. 이 곳에 놓인 집기가 곡선이고 장식적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늘 "100% 완벽한 것이 좋은 건 아니에요. 비워두고 허술한 것도 때론 고객들이 편하게 느낄 수도 있어요."라고 강조한다. 나는 적어도 10코르소 코모라는 공간 안에선 그녀가 놓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일한다.

    그렇다면 밀라노 매장과 서울 매장은 어떤 차이점이 있나?
    서울이 훨씬 커머셜하다. 밀라노의 아이덴티티를 현대적인 건물에 재해석한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그래서 밀라노 매장보다 훨씬 모던하다. 밀라노는 내부에 구획마다 브랜드별로 철저하게 나눠져 있는 데 반해, 서울 매장은 층마다 공간이 오픈되어있어 훨씬 자유로운 동선을 연출할 수 있다. 여성 매장의 경우, 브랜드 철학과 여성성을 강조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VMD가 밤샘 작업이 많고 강한 체력을 요구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당신의 경우는 어떤가? VMD로써 당신의 업무를 말해준다면?
    물론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곳에선 체력을 요하는 설치 작업은 주로 외주 업체에서 담당하고, 나는 머리를 많이 쓰는 편이다.(웃음) 정리하자면, 10코르소 코모에서 비주얼 머천다이징은 고객에게 브랜드와 상품을 소개하기 전 마지막으로 거치는 제작 공정과 같은 것이고, 시각적인 상품화 계획을 아루르는 개념이다. 그래서 전시나 파티 같은 행사 진행과 광고까지 겸하고 있다. 단순한 디스플레이어가 아닌 것이다. 이 곳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은 바잉을 제외하고 모두 관여한다. 6개월 단위로 짜여 있는 비주얼 머천다이징 계획에 따라 업무가 진행된다. 그리고 가끔은 일부러 영업시간에도 작업을 한다. 왜냐하면 내가 어떤 가방을 만지면 손님들이 그 가방에 주목을 하더라.

    10코르소 코모는 멋진 전시로도 유명한 멀티숍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 큐레이터의 역할까지도 겸하고 있겠다.
    그렇다고 볼 수 있다. 큐레이터들처럼 작가들 선정과 전시 기획은 물론 진행 과정 중 생기는 모든 문제들도 내가 해결해야 한다. '에그 체어'를 전시했을 땐 운송노조 파업으로 부산항에 의자들이 묶여있었는데 그 때도 고생 좀 했다.(웃음) 코르소 코모에선 VMD의 일에 큐레이터적인 성향이 강한 편이다. 쇼윈도의 경향도 과거엔 비주얼+인테리어였지만 최근에는 비주얼+전시 쪽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니까.

    그렇다면 <바자>같은 패션 매거진과의 코워크는 어떤가?
    흥미롭다. 이번에 프라다에서 여러 명의 톱스타일리스트들과 광고 촬영을 했다고 들었는데, 그런 아이디어를 응용해봐도 좋겠다.

    VMD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글쎄, VMD는 자신이 일하고 있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충분히 이해하고 시작해야 하는 직업이다. 그리고 그 브랜드의 문화를 좋아하고 즐겨야한다. 가장 중요한 건 매장 직원들과의 원만한 유대 관계다. 그들은 '내부의 눈'이기 때문이다.

    외부의 평판과 상관없이 가장 흐뭇했던 작업이 있다면?
    역시 '에그 체어' 전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갤러리에서도 전화를 많이 받았을 정도로 사람들의 반응도 좋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지금 열리고 있는 1주는 기념 전시. 그리고 오는 5월, 조지 젠슨 전시가 계획되어 있다. 기대해 달라.


    글/ 오선희
    사진/ 안하진
    Harper's Bazaar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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