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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 차일드케어 학부모 상담
    미국에서의삶 2024. 11. 14. 02:39

    만 3세, 곧 4세가 되는 딸의 데이케어 학부모 상담을 다녀왔다. 선생님들을 매일 뵙지만 상담이라고 하니 은근 긴장이 됐다. 반에 열 명 남짓한 학생이 있는데, 이번 주에 되는 시간을 신청 받아 삼십 분 정도씩 상담을 하는 듯 했다. 물어보니 보통 11월에 하는데 학부모들이 원하면 한 번 더 할까 한다고.

    반의 담임 선생님 두 분이 우리와 앉아 먼저 딸의 발달 상황에 대해 설명해줬다. 알파벳, 숫자, 색깔에 대한 지식 정도와 연필 잡기, 그림, 가위질 등 소근육 발달에 대한 것, 좋아하는 활동, 친구 관계, 보여지는 성격 등등. 딸이 잘 크고 있고 데이케어에서도 잘 지내고 있어 기뻤다. 내가 관찰해오고 느낀 바와 대부분 일치했지만 한두 가지 놀랐달까, 새로웠던 내용은 여럿이 있을 때 팔로워인 경우가 많다는 점. 우리한테나 다른 친구와 플레이데이트 할 때 주로 지시하고 때로는 통제적이라고 할 수 있는 모습을 보였는데 사람이 많이 있을 땐 또다른 모습을 보인다는 게 신기하고 새로웠다. 선생님 말씀에 따르면 아마 더 편안한 상황에서는 리드하는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고. 집에서는 그렇게나 좋아하는 우유를 학교에서는 잘 안 먹는다는 것도 신기했다.

    몇 가지 우리의 현재 고민을 털어놓으니 실질적인 조언을 여러 가지 해주셨다. 딸이 비주얼펄슨이니 냉장고에 자석 같은 걸로 시간표를 만들어서 본인이 옮기면서 직접 루틴을 지키게 해보라는 것, 본인에게 뭔가 임무가 주어지는 걸 좋아하니 뭔가 할 때 종종 도와달라고 요청해보라는 것, 친구가 아니라 부모인 건 맞지만 훈육을 위해 꼭 엄하거나 가혹하게 할 필요는 없다는 점, 영어 노출은 학교에서 충분히 하고 있으니 원한다면 집에서는 우리말만 써봐도 괜찮을 거라는 점, 집에 갈 때 안 가고 데이케어 입구에서 한참 뛰어다니며 노는데 팁토하면서 가볼까? 나비처럼 가볼까? 하는 식으로 가도록 유도하거나 본인들 이름을 기꺼이 팔아 재키가 여기에서 뛰면 안된대 라는 식으로 얘기해주라는 점 등등. 도움이 많이 됐다. 앞으로 조언해주신대로 해봐야지.

    특별히 문제아가 아니라면 - 그리고 우리 반에는 문제아가 없으므로 대부분의 상담이 그랬겠지만, 긍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뿌듯하고 좋았다. 매일 반의 다이나믹이 바뀌지만 요즘 반 친구들이 다들 딸과 가장 놀고 싶어한다고 하신 점이나 우리 딸은 엄청나게 웃고 장난기 많고 엉뚱하지만 말하면 잘 듣고 따른다는 점 등등. 선생님들이 딸을 바라보는 애정어린 시선을 대화를 통해 오롯이 느낄 수 있어서 감사했다. 데이케어 옮긴 스토리도 블로그에 써야지 써야지 하다가 아직도 안 쓰고 있지만.. 데이케어 옮기길 너무 잘 했다는 생각을 오늘 또 했다.

    딸이 지금처럼 쭉 밝고 맑게 자라준다면 좋겠다. 커가면서 어떻게 달라지더라도 변함없이 좋아하겠지만 나는 지금의 딸이 참 마음에 드네. :)

    픽업, 드랍할 때 원하는 시간을 표시할 수 있도록 1~2주 전부터 반에 Sign-up sheet이 놓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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