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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제 37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中임시폴더/문학소녀인척 2014. 3. 6. 18:54
편혜영 '길을 걸었지, 누군가 옆에 있다고 (작가가 본 작가)' 中
대상을 수상한 작가 김애란에 대해 작가 편혜영이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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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애란이는 종종 "나중에 힘들어지면 같이 노래방이나 가요."라고 말한 적이 있다. 나로 말하자면 노래방이라면 질색이지만, 그 '나중'이 오면 군말 없이 노래방에 따라갈 작정이다. 그건 분명히 '나중'의 일이 될 테니까.
우리는 종종 '나중'에 힘들어질 거라고 얘기했다. 지금, 이번에, 얼마 전에, 어제, 오늘 힘든 게 아니라, '나중'에 힘들어질 거라고. 그건 지금, 이번에, 얼마 전에, 어제, 오늘, 우리가 힘들지 않아서가 아니라, 얼마간 힘들고, 얼마간 좌절하고, 얼마간 속상했지만, 그래도 견딜 만했다는 위안이 담긴 말이다. '나중'을 얘기하는 동안, 우리는 터무니없는 문장으로 힘들었던 어제가, 맺음새가 거칠고 이음새가 서툴러 영 마음에 안 드는 이번을 응석 없이 묵묵히 지나가게 됐다. 그러는 사이 우리는 여러 번 '나중'을 지났고, 어쩌면 지금도 '나중'을 통과하는 중이지만, 노래방만은 가지 않아도 되었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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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써서 좋을 때가 있는데, 종교를 갖지 않았어도 세상과 사람에 대해 경외심을 가질 수 있는 순간"이 있어서라고 생각하고, 소설을 쓰는 일은 결국 최선을 다해 세상과 사람을 짐작하려는 어떤 '태도'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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