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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아기가 울었다.
요즘 하루 총 7번 수유를 해왔는데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오전 8시 반, 11시, 오후 1시, 3시, 5시, 7시, 9시 반 정도) 점점 수유텀이 길어지더니 오늘은 거의 9시 다 되어 6번째 수유를 하게 되었고 그냥 잘 수도 있겠다 싶어 뉘어 재웠다. 그런데 잠들었던 아기가 11시 반이 되니 피곤한 얼굴로 뿌엥 울며 배고파했다ㅠㅠ 별로 배고파하지 않아도 8시에 먹이고 10시쯤 한 번 더 먹이고 재울 걸 후회되고 얼마나 미안하던지. 이렇게 했어야 했는데, 저렇게 했어야 했는데- 몇 주 전만해도 매일 수백 번씩 느끼던 감정인데 아가가 잘 먹고 잘 자줘서 한동안 잊고 지냈다.
언젠가 인터넷에서 아이한테 미안해하지 말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어떤 책의 일부를 발췌한 글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일하는 엄마라 아이와 시간을 많이 못 보내도 미안하다는 얼굴보다는 늘 당당한 얼굴을 보여주고 함께하는 시간에 양질의 시간을 보내라는 뭐 그런 내용이었던 듯. 수유 시간 한 번으로도 이렇게나 자책하게 되는데 복직하면 얼마나 또 아기한테 미안해할지.. 아이에게 미안한 감정을 가지는 건 나도 괴롭지만 아이에게도 좋지 않을 것이다. 엄마가 나에게 뭔가 잘못했다고 늘 미안해하다니. 처음에는 불편하다가 이내 왜 늘 잘못하고 미안해하는건지 서운하거나 화가 날 수도 있겠지. 어렵겠지만 늘 최선의 판단을 하고 내 판단을 믿고 그 결과가 어떻든 미안해하지 말아야 하는데 아직은 연습이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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