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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나다에서 한국 아기 이름 짓기
    캐나다임신출산육아 2021. 3. 5. 07:23

    온타리오주에서는 아기가 태어나면 병원에서 보험 신청을 하게 되기 때문에 한국에서와 달리 이름을 미리 정하고 가는 편이 좋다. 이름을 안 정했을 경우 아기이름을 비워두고 며칠 안에 처리하면 된다고 듣기는 했는데 아무래도 좀 번거로우니까.. 임신 기간 중에 아기 이름 후보를 한 백 개는 리스트업했던 것 같다. 도통 마음에 드는 이름이 없어서 한참 고민했는데, 왜 대체 다 마음에 안 드는지 그 때에도 어렴풋이 알긴 했지만 논리적으로 이유를 따져보지 못했는데 이제야 알겠다. 내가 너무 원하는 게 많았기 때문이다. 내가 바랐던 조건들을 나열해보면,

     

    1) 한국 이름으로 짓되 영어권 국가에서 발음하기 어렵지 않았으면 좋겠다.

    2) 부르기 좋지만 너무 흔하거나 너무 독특하지 않은 이름

    3) 영어 철자가 너무 길지 않았으면 좋겠다. 

    4) 중성적인 이름

    5) 아기가 어떻게 컸으면 좋겠는지 바람을 담았으면 좋겠다. 

    6) 엄마가 꾼 태몽의 내용을 담는 것도 괜찮겠다. ('밝다'나 '빛나다',' 혹은 '비추다'라는 뜻의 한자가 들어가면 좋겠다고 생각)

    7) 가능하면 내 이름의 세 글자 중 하나를 주면 좋겠는데. 

    8) 한국에서도, 영어권에서도 크게 놀림받지 않을 이름

     

    위 조건들을 만족시키면서도 예쁜 이름을 찾으려니 마음에 드는 이름이 없었던 것이다ㅠㅠ 안창호 님이 미국에서 자식을 키우며 이름을 안수산, 안수라, 안필립, 안필선, 안필영으로 지으셨는데, 영어로도 우리말로도 괜찮은 이름을 짓고자 얼마나 고심했을지 짐작이 가는 이름들이다. 하나도 어려운데 다섯이나 잘 지으셨넴. 우리는 백여 개의 후보들 중 결국 병원에서 퇴원 당일 가장 마음이 가는 이름으로 골랐는데, 위 조건을 전부 충족시키지는 못하지만 이름이란 것이 원래 그렇듯 부르다보니 입에 붙고 마음이 가는 것 같다. 아기랑도 잘 어울리는 것 같고.. 곧 한국 출생신고를 할 예정이라 이름 글자에 맞는 한자를 정해야 하는데 뜻도 잘 정해봐야지. 

     

    그나저나 얼마 전 치과에서 내 이름 보고 아기 이름도 물어보더니 넘 유니크하다며 자기도 아기를 낳으면 하나뿐인 이름을 지어주고 싶다나.. 내 이름 우리나라에서는 하나뿐인 이름 아니고 네가 우리나라 오면 네 이름이 유니크할텐데..?^^;; 무지함에 살짝 당황해부렀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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