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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기는 원래 울 수도 있는 거잖아요
    캐나다임신출산육아 2021. 9. 12. 12:16

    며칠 전 육퇴 후 혼자 산책하다 갑자기 향수가 밀려와서 집에 돌아와서는 눈물 한 방울 찔끔 흘리며 힝 한국 가고싶다 하고 샤워하고 나오니 남편이 비행기표며 아이 한국 여권을 알아보고 있었다. 코로나 때문에 걱정도 되고 할 일도 많아 올해 한국 가기 어렵겠다던 남편인데 내 한 마디에 마음을 바꾸고 그렇게 알아봐준 게 참 고마웠다. 사실 I miss 정도지 I want to go까지는 아니었는데.. 헿

    아직 갈 지 말 지 확실히 마음을 정한 것도 아닌데 괜시리 들떠서 비행기표며 숙소며 이런저런걸 온라인으로 알아봤다. 양가에서 모두 아주 멀지는 않은 괜찮은 숙소를 찾았는데, Not suitable for infants라고 적혀있길래 혹시 몰라 문의를 보냈다. 9개월 아이가 있는데 아예 예약이 불가한건지, 예약은 가능한건지. 예상하기로는 예약이 불가하다거나 아니면 가구들이나 그런 게 위험할 수 있어 어린 아이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했지만 예약은 가능하다 뭐 이런 답이 올 줄 알았는데.. 답장이 온 걸 보니 아이가 밤에 울면 다른 집에서 뭐라 할 것 같다고, 밤에 많이 우는지 낮에도 조용한지 여부를 알려달란다. 내가 직접 말하긴 뭐하지만 밤에 11시간씩 통으로 자고 낮잠도 세 번씩 자는, 남들이 효녀라고 복받았다고 하는 순한 아기지만 한국에 처음 가서 시차 적응도 해야하는데 그걸 내가 어떻게 장담해서 대답해줄 수 있나..? 그리고 안 우는 애라고 대답했는데 막상 우는 일이 생기면 쫓아낼거야 뭐야.. 기분이 갑자기 좀 상했다. 여기서 아기는 잘 울지 않는 편이지만 한국에 처음 가는 거라 시차 적응 때문에 장담하긴 조심스럽다고 답을 보냈다. 울 아가 9개월 인생을 돌이켜보면 가서도 잘 안 울 것 같은데도 어쩐지 그냥 그렇게 안심시키는 대답만 하고 예약을 진행하고 싶지는 않았다. 아기는 말로 표현을 못 하니 어떤 변수가 생기면 울 수도 있는 거다. 방음이 안 되어서 아기가 우는 게 걱정되는 그런 집이라면 그냥 이러이러해서 예약이 불가하다고 하거나 우리(어른)한테 소음에 대해 조심해달라고 하면 될 걸 많이 우는 애냐고 물을 게 뭐람. 짜게 식는다. 글을 쓰는 사이 아기가 순하다고 하시니 예약 요청 받겠다는 답장이 왔지만 거기 묵고 싶었던 마음은 이미 좀 사그라든 것 같아.. 한국은 무슨 한국이냐.. 갔다 오면 보름만에 복직인데. 런던에 살어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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