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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나다 회사 생활 - Return to work orientation
    캐나다에서의삶 2020. 9. 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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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중순부터 시작된 재택근무의 끝이 서서히 보이나..? 7월, 8월 단계적으로 소수의 인원이 회사로 복귀했다. 가장 먼저 돌아간 팀은 도구나 장비가 있어야만 일할 수 있는 연구실의 연구원들, 그 다음은 집에서 일할 여건이 안 되는 사람들의 신청을 받았던 듯. 나를 비롯한 우리 팀 사람들은 코로나 이전에도 가끔씩 재택근무를 했고 재택근무를 한다고 해서 일하는 데 지장이 거의 없기 때문에 Phase 1, 2 복귀 인원에 속하지 않았다. 얼마 전까지는 원하는 경우 팀장 승인만 받으면 회사에 가서 물품을 챙기거나 업무를 처리할 수 있었는데, 이제 회사에서 본격적으로 사람들을 다시 맞을 준비를 하면서 관련 현장 교육을 1회 꼭 받아야 회사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다른 팀원들은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나 의자를 가지러 이미 한 두 번 회사에 다녀온 듯 하지만 나는 집에 여분의 모니터와 키보드 등 재택근무 환경을 잘 갖춰놨기 때문에 그간 회사에 방문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쭉 재택근무를 하다가 육아휴직에 들어가게 될 것 같아, 사람들이 많이 복귀하기 전에 짐을 챙기러 주중에 회사에 한 번 들렀다.

     

    평일 오전 9시, 오후 1시 두 번 시설팀(?)에서 교육을 진행한다. 온라인으로 신청하는 양식이 있긴 한데 그냥 팀장한테 얘기한 다음 보안 데스크에 전화를 넣어두면 된다. 온라인으로 미리 교육이 한 번 있었다고. 무슨 영상을 얘기하는 건가 나도 들었나 긴가민가 했었는데 집에 와서 기록을 보니 들었군. 회사 곳곳에 물티슈와 손세정제가 비치되어 있었고, 코로나 관련 안내는 모두 공통적으로 파란색 종이로 붙어 있었다. 회의실 동시 입장 인원이 기존보다 현저히 줄었고, 같은 파티션(?) 안에 일하는 팀원들 중 50%만 동시에 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백 명 이상 수용 가능했던 가장 큰 회의실은 이제 한 번에 최대 20명만 들어갈 수 있다. 나, 마크, 필, 제이미 4명은 아래 사진에서 얼핏 볼 수 있듯 같은 공간 안에서 일하기 때문에 미리 협의해서 같은 날 최대 두 명까지만 출근 가능하다. 카페테리아의 모든 테이블은 1인용으로 바뀌어 띄엄띄엄 배치되어 있었고, 테이블마다 물티슈가 놓여져 있었다. 샌드위치 같이 찬 음식은 여전히 카페테리아에서 사 먹을 수 있지만 이전에 날마다 다르게 판매하던 따뜻한 음식류는 더이상 제공되지 않는 듯. 엘레베이터는 한 번에 최대 1명, 계단은 계단마다 내려가거나 올라가는 용도 둘 중 한 가지로만 이용할 수 있다는 안내가 붙어있었다. 회사를 돌아다니며 오리엔테이션은 20분 가량 진행되었다.

     

    바보같이 깜빡하고 캐비넷 키를 놓고 갔는데 오리엔테이션 해 준 분이 친절하게 바로 마스터 키를 빌려주셔서 문제 없이 짐을 전부 빼 왔다. 다행히 재택근무 얼마 전 서랍 정리 겸 필요없는 서류나 물건을 전부 버려서 짧은 시간 안에 쓱 챙겨나올 수 있었다. 신발이 세 켤레.. 그간 쓰던 공책과 업무 관련 서류들, 회사 사람들한테 받은 엽서나 같이 찍은 사진 몇 장, 전에 받은 트로피 헤헷. 혼자 빌딩 앞까진 크게 무리하지 않고 (약간 낑낑대면서) 가져갈 수 있는 정도였다. J가 바로 빌딩 앞에 와서 차에 실어줬다. 병원 예약 시간 때문에 마음이 급할 줄 알았는데 시간이 딱 잘 맞았다. 

     

    모의 아내이자 컨텐츠 마케팅 쪽 팀장으로 있는 나일라가 우연히 같은 시간에 오리엔테이션을 들었고, 짐을 가지고 나오는 길에 엘레베이터 앞에서 샘과 잠깐 마주쳤다. 서로 마스크를 쓴 채지만 얼굴 보고 짧게나마 근황 토크 하니까 참 반가웠다. 다들 래똥이 축하해줘서 마음이 따스해졌다ㅎㅎ

     

    내가 육아휴직을 가기 때문에 새로 한 명 뽑는 걸 1년 컨트랙이 아닌 풀타임으로 뽑기로 드디어! 리더십 & 인사팀을 설득하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나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내가 돌아와도 +1인 거라고 필이 계속 얘기하긴 하지만, 뭐 내 자리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는 건 나도 잘 알지만 1년이나 자리를 비워야 하는 게 여전히 아쉽다. 필과 얘기해봤는데 내가 맡은 일의 범위가 크다 보니 아무래도 새로운 사람이 바로 이어서 하기는 어려울 거라고, 에릭이 내가 하던 일을 하고 새로운 사람이 에릭이 하던 일을 하는 방향으로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혔다. 에릭이 잘 하는 거 아니까 안심이기도 하고, 나는 자리 비울 동안 에릭은 입지를 다지고 있을 생각하면 배가 살짝 아프기도 하고. 어차피 육아휴직 끝나고 J 박사 끝나면 내가 여기에 계속 있을지, 어디로 또 가게 될 지 모르면서 아쉬운 마음은 어쩔 수 없다. 아~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올 초 계획대로라면 올해 미네소타 본사도, 워너웍도, 시애틀 아마존 본사도 모두 출장가봤을텐데. 힝.. 그저 무사히, 무탈히 지내고 있음에 감사해야겠지. 

    회사 내 자리. 코로나 대비(?)로 자리마다 전부 플렉시글라스를 설치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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