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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플래닛 11번가 분사
    워커홀릭인척 2018. 9. 5. 10:08

    나의 첫 회사, 11번가가 다시 분사했다. 

    나는 11번가에 공채로 입사했다. SK플래닛의 자회사인 커머스플래닛이 가지고 있던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11번가. 다니던 중 SK플래닛에 분할 합병 되었고, 팀과 업무가 몇 번 바뀌었다. 첫 회사라 그런건지 내가 원래 그런 사람인건지 때때로 나와 회사를 동일시 한 적도 있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많은 사연 사건 사고가 있었고 그로부터 많이 배웠다. 

    다니면서 회사 욕이라고 해야할지, 건설적인 비판이라고 해야할지, 동기들이나 동료들과 한탄하는 날이 많았다. 막상 떠나오니 꽤나 시스템이 잘 갖춰진 회사였고, 비효율과 몇 번의 아쉬운 선택들이 있긴 했지만 아마존도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드는 지금이다. 카콕이가 종종 하는 말이 있다. "Classic Amazon"이라고. 뭔가 갑자기 플랫폼이 바뀌었는데 설명조차 없다거나, 바뀐 페이지 안에 아직 작동이 안 되는 게 있다거나, 처음에 요청했을 땐 거절 당했는데 아무 수정 없이 다시 요청을 올리니 수락되었다거나 할 때, 의역하자면 "아마존이 아마존했네" 정도가 되려나? 좋게 말하면 애자일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아무튼 한국에서는 아마존 벤치마킹을 엄청 했었지만 아마존이라고 해서 항상 멋지고 완벽하고 쿨한 건 아니라는 것. 

    진작 광고를 개선했더라면, 피 터지는 경쟁 속에서 직매입에 투자하기보다 건강한 2등으로 살아남는 데 힘썼더라면, 합병을 안 했다면 어땠을까. 분사가 좋은 영향을 미칠까. 혹 드디어 top 5 - 11번가, G마켓, 쿠팡, 위마켓, 티몬 (11번가부터 먼저 쓰는 건 11번가인의 마지막 자존심이랄까 키킥) - 사이에서 인수 합병이 이루어질까? 이미 한국을 떠나온 지 1년이라 한국 온라인 시장이 어떤지 감이 없지만 보다 가벼워진 11번가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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