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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ocially awkward
    하루하루기록 2022. 7. 4. 10:20

    아주 오랜만에 아주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모임에 갔다. 캐나다 온 후에, 그리고 팬데믹 이후 더더욱 회사 사람들 외에는 사람들과 교류하는 일이 드물어 이렇게 때때로 사람들과 만나게 된 날에는 몹시 들뜨고 신나거나 몹시 지치곤 한다. 오늘은 후자. 아침부터 몸이 안 좋았던 탓일까, 어쩐지 주눅이 들고 다녀와서도 자꾸 내가 실수한 건 없나 다른 사람 마음을 거스른 일은 없나 복기하고 검열하다가 문득 생각했다. 이렇게 안 좋은 부분만 복기하다가는 내 기억은 전부 회색밭이 될 거라고. 오늘의 기억은 좋았던 것 하나만 남기자고. 

     

    그래서 딸이 잠들고 나서 집 앞에 나와 산책을 하며 생각했다. 오늘 사람들과 만나서 가장 좋았던 순간은 언제였지. 캐나다 다른 주에 사는 나만한 딸이 있고 우리 딸만한 손녀가 있는 분이 계신데, 그 분이 모임이 파할 무렵 00야~ 하고 우리 딸 이름을 부르며 (이번 만남이 고작 두 번째에 불과한데) 비눗방울을 가져다 주신 게 참 좋았지. 산책하며 그 순간을 생각하니 왠지 모르게 뭉클한 마음이 들어 눈물 콧물 한 두 방울이 났다. 

     

    조금 지나고 남편이 딸과 놀다가 딸을 향해 비눗방울을 불자 지나가던 아이가 "You can't bully the baby!"라고 거듭 훈계한 것도 참 웃겼는데. 바른 말을 할 줄 아는 아이. 

     

    캐나다 데이 연휴가 거의 끝나간다. 아이와 바삐 알차게 놀았고 그 사이 아이는 또 자랐다. 이번 연휴의 히트는 아이가 너무나 좋아한 스플래시 패드. 너무 열심히 놀았나, 어쩐지 영원같이 느껴지는 연휴라 내일 다시 일해야한다니 어색한 느낌이다. 

     

    아무튼, 좋은 기억을 안고 오늘 밤도 편안히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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