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난생 처음 아팠던 레체
    하루하루기록 2021. 10. 1. 10:48

    늘 건강하던 레체가 월요일 밤부터 설사를 하더니 화요일에는 설사를 거듭 여섯 번 정도 하고 하고 구토를 세 번이나 했다. 처음에는 사료를 토하길래 평소 가끔 그러듯 헤어볼을 토해낸 줄 알았는데 몇 시간 후 또 토하는데 옅은 노란 빛의 액체만 나오고 마지막에는 물같은 액체까지 토했다. 이런 적이 없었는데.. 마지막에는 혈변까지 보아서 너무 걱정했다. 설사를 몇 번 하기 시작할 때부터 병원 예약을 잡아놨지만 상황을 보니 안되겠다 싶어 시간을 더 당겨서 그 날 바로 병원에 다녀왔다.

     

    회사 동료가 소개해줘서 레체 아가 때부터 쭉 다니던 옥스포드 동물병원에 데려갔다. 코로나 때문에 병원 안에 같이 들어갈 수는 없고 주차장에 도착해 연락을 하면 문 앞에서 이동장에 든 동물을 데려간다. 진료가 끝나고 의사가 전화로 레체의 상황에 대해 설명해줬다. 체온이 정상이고 배도 통증을 느끼지 않으니 다른 검사들을 하기보다는 일단 약을 투여하고 하루 지켜보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 피검사 소변검사 대변검사 등을 진행하면 800불 정도 든다나. 설사 샘플 가져오래서 가져갔는데 구냥 해주는 게 아니었다^_ㅠ (다른 얘기지만 사실 나는 통화할 때 이 검사 관련 부분을 놓쳤었다. 다행히 스피커폰으로 해서 남편이 잘 알아들음. 남편 말로는 내가 그저 인도 억양에 약한 것 같다고 듣기가 안 되는 건 아니라고 했지만 그래도 복직해야 되는데 큰일났넴) 의사쌤 추천대로 하기로 하고 약을 받아왔다. 설사약 주사랑 수액을 맞아서 그런지 집으로 돌아오는 차에서 내내 조용하고 움직임이 없었다. 불쌍.. ㅠㅡㅠ 몸무게도 거의 1년만에 쟀는데 이틀 아팠다고 몸무게가 좀 줄어서 마음 아팠다. 약은 위장약이랑 항생제, 유산균 대략 일주일 정도 먹일 분량을 받아왔고 진료와 모든 걸 포함해서 총 비용은 200불 정도 냈다. 한국에서는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어서 한국대비 병원비가 비싼지 싼지 모르겠네. 집에 와서 약을 먹이는데 항생제가 특히 노맛인지 참 싫어하지만 꿋꿋이 먹이고 있다. 

     

    다행히 병원을 다녀온 뒤로 설사도 구토도 안 하고 밥도 잘 먹어서 안심이다. 아직도 원인은 잘 모르겠다. 의사쌤이 일반적인 구토나 설사 가끔 하는 건 고양이한테 흔한 일이라고 얘기하면서 (아니 예약할 때 상황설명 다 드렸잖어유..ㅠㅠ) 심하다면 혹시 집에 새로 들인 식물이 없는지, 사료를 바꿨다거나 새로 먹인 음식이 있는지 의심해봐야 한다고 했는데 그런 건 전혀 없고 인도어캣이라 대체 어디에서 뭘 잘못 주워먹은건지 모르겠다ㅠ.ㅜ 

     

    늘 건강하던 레체라 이렇게 아플 수도 있다는 사실을 미처 알지 못했다. 남편이랑 레체 복지위원회 발족하기루..ㅠ.ㅜ 더 잘 해줄게 제발 아푸지마 레체야 오래오래 건강하게 같이 살자.

    댓글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