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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체의 하루
    하루하루기록 2019. 2. 25. 12:13

    레체가 좋아하는 곳 - 주방용 선반이라고 해야할지 카트라고 해야할지 그 위에 놓인 전자렌지 위 우리와 눈높이가 맞는 곳, 내 책상 의자 위, 내 책상 위 모니터 뒤, 침대 밑, 소파 등받이 위라고 해야할지 뒤라고 해야할지 레체의 몸이 꼭 들어맞는 좁은 공간, 현관 앞 옷걸이 아래 숨어있기 좋은 공간, 현관 앞 신발 터는 매트 위, 화장실 매트 위, 주방 쓰레기통 옆 벽에 기댈 수 있는 곳. 

    때로는 몸을 동그랗게 말고 때로는 기지개를 쭉 편 포즈로 때로는 유명한 손현주 거지 짤처럼 벽에 사람인 양 기대앉아서 우리를 쳐다보고 가끔은 몸에 얼굴을 파묻고 자기도 하고 그러다가 소리가 나면 또 우리를 쳐다보고. 우리 둘 중 누구 한 명이 움직이면 몸을 일으켜 기지개를 켠 뒤 둘의 중간 어딘가에 다시 자리를 잡는다. 우리가 밥을 먹는 소리가 나면 빤히 쳐다보다가 자기 그릇 앞으로 가서 드라이푸드를 아그작 아그작 씹어먹는다. 샤워를 하고 나오면 울면서 다가와서 몸을 비비며 물을 닦아주는 시늉을 한다. 물에 젖은 모습이 걱정되는건지? 보통은 긁어주려하면 도망가버리다가도 어떨 땐 갑자기 누워서 팔을 쭉 펴면서 배를 긁어달라는 신호를 보낸다. 가끔 현관문이 열리면 기다렸다는 듯 뛰어나가 복도를 질주한다. 소리내서 글을 읽고 있으면 다가와서 랩탑 위에 혹은 프린트물 위에 앉아버린다. 

    나의 사랑스러운 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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