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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들은 자란다
    하루하루기록 2023. 10. 24. 22:12

    오늘 아침에 딸을 데이케어에 데려다주는데 스니커즈 말고 크록스를 신고 싶다고 하더라. 크록스는 인도어용이라 야외활동용 스니커즈를 챙겨가서 사물함에 넣어주고 반에 가서 선생님한테 인사하는데 언제 갈아신었는지 반에 놔두고 다니는 인도어 스니커즈를 이미 신고 있는 거?? 이미 친구들에게 가서 놀려고 하는 딸한테 크록스 어디다 벗어놨냐고 하니 사물함에 놨다고 해서 엥?? 어리둥절하면서 반을 나왔는데 진짜로 크록스가 사물함에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물어본 말에 맞게 대답해줬던 거다. 언제 벗었지? 언제 넣어놨지? 언제 혼자 신었지?? 선생님이랑 잠깐 인사한 시간 빼고는 계속 보고 있었는데. 날랜 친구.

    어제는 웨건에 팔이 꼈다고 낑낑하길래 놀래서 가서 후다닥 빼주고 살펴보고 안아주고 뽀뽀해줬는데 조금 지나서 내가 어디 부딪쳤더니 와서 똑같이 살펴보고 안아주고 뽀뽀해줬다. 따듯한 친구.

    요즘 때때로 말을 무쟈게 안 듣지만 오늘 아침에도 무서운 얼굴로 냉장고 문부터 닫고 다른 거 하라고 소리 질러야 했지만 그래도 좋은 게 더 많은 것 같다. 그동안 딱히 미래를 위해 현재의 뭔가를 희생하면서 살아본 적 없어서, 지금 비자를 기다리며 고생하는 날들이 낯설긴 한데 돌아보면 이 하루하루가 얼마나 귀중한지. 매일이 다르게 자라나는 딸을 옆에서 시간과 마음을 들여 지켜볼 수 있어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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