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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나다 회사 생활 - 이번 주의 기록 (일종의 회식)
    캐나다에서의삶 2018. 9. 3. 06:18

    지난 주에 유독 길었다고 쓴 게 무색하게 이번 주도 참 길었다. 그렇지만 월요일에 회사 안 가지롱! 키킥


    내가 속해있는 소비자 사업본부의 연례 행사라 할 수 있는 Alignment meeting이 이번 주 월~수에 있었다.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Tartan 회사 건물이 아니라 우리 집 바로 맞은 편에 있는 The Windermere Manor라는 일종의 회의 공간에서 회의가 진행되었다. 개꿀! 걸어서 출근했다. 수요일에는 회사에서 평소처럼 근무하되 안건이 남은 사람들만 별도로 회의를 진행했는데, 나는 한 시간만 참석하면 되어서 부담 없었다.


    3M에 입사하기 전 플랫폼 회사에 있었기에 아무래도 제조회사의 모든 프로세스가 낯설다. 사실 제조회사들이 전부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3M만의 행사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Alignment meeting은 브랜드 마케팅, 카테고리 매니저, 세일즈, 각 채널 담당 마케터, 공급채널 담당자, 재무 담당자 등 모두 모여 내년 한 해를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지, 예산은 어떻게 쓸 것인지 논의하는 자리였다. 1년에 한 번 3분기쯤 진행되는 듯 한데, 올해가 작년에 비해 빨라졌다고 하는 걸로 보아 항상 8월에 하는 건 아닌 것 같음. 1개월 전 쯤 브랜드 마케팅 쪽에서 먼저 내년 마케팅 계획을 발표했고, 이번에는 카테고리 매니저들과 세일즈/채널 담당 마케터들이 그와 관련해 채널별 계획을 공유했다. 


    월요일에는 먼저 각 카테고리 매니저, 공급채널, 재무팀 쪽에서 올해 내용, 내년 계획을 공유했고, 8시 30분부터 시작해 4시 조금 넘어서 끝났다. 6시부터는 The Rec Room이라는 씨네플렉스에서 운영하는 펍 겸 아케이드 게임 공간에서 일종의 회식이 있었다. 프리드링크 2잔과 부페식 식사가 제공되었고, 2시간 무한 게임을 할 수 있는 팔찌가 주어졌다. 우리 팀은 아니지만 대학생 인턴 2명이랑 다른 신입 한 명이랑 같은 테이블에 앉게 되어 밥을 같이 먹고 게임도 같이 했는데 즐거웠다. 나는 어린 애들이랑 노는 게 더 편한걸까..? 흠냬륑. 아직도 나는 내가 어리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나의 보스는 11시까지 게임을 즐기다가 집에 갔다는데, 나는 VR게임, 도끼던지기 게임 등 몇 가지만 하고 8시에 출근해야하는 내일을 위해..ㅡㅜ 9시 반쯤 집에 갔다. 


    화요일에는 각 채널 담당 세일즈팀과 마케터가 한 팀(?)이 되어 각 브랜드, 카테고리에 올해 얼마나 성장했고, 내년에 얼마를 써서 얼마를 벌 것인지에 대해 계획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아마존 세일즈 겸 마케터에 해당되므로 전날에는 좀 듣는 입장이었다면 화요일에는 얘기를 리드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캐나다의 온라인 시장은 아직 포화 상태가 아니고, 아마존 역시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사실 모든 브랜드가 기대하는 채널이다. 아직 아마존이 전체 판매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성장세가 어마무시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나도 입사할 수 있었고, 11번가/SK플래닛에서의 경험을 발판삼아 동방박사로 포지셔닝할 수 있었던 것이다. :) 아무튼 우리 발표는 오전에 몰려 있어서 1시에 끝이 났고, 다들 회사로 가긴 그렇고 윈더미어 건물은 인터넷이 느리니 각자 집에 가서 각자의 일을 하기로 했다. 개꿀! 나는 또 걸어서 퇴근했다. 후후후 


    Working from Home이 뭐 별건가 생각했는데 레체 때문에 집중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뭐 좀 하려고 하면 자꾸 노트북 위로 올라옴 ㅡㅜ 졸귀.. 귀여워서 사진 찍어서 WFH..이모티콘 이렇게 인스타에 올렸더니 언니가 왜 왓더퍽이냐고 했다.. 이런.... ㅡㅜ 아닙니다 욕쟁이 아니고요. 


    월, 화를 그렇게 보내고 나니 한 주가 넘나리 지루하고 지겨워서 쥬글 뻔. 프로젝트 베이스로 각 브랜드의 리스팅, 컨텐츠 상태를 점검하고, 아마존 플랫폼 내 광고를 맡아 하고 있었는데 이번 주에 처음으로 프로모션도 등록해봤다. 주변에서 내 영어 실력을 참아주고 꾸준히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팀원들 덕분에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듯. 뿌듯! 그리고 저번 주에 적은 대로 자리가 바뀌었다. 여기든 저기든 나는 항상 말 없이 묵묵히 일만 하지만 ㅡㅜ 그래도 자리 바뀐 게 더 좋은 듯. 처음에는 '친구'를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닌가, 내가 너무 일만 하는 건 아닌가 걱정했었는데, 이제는 뭐 일이 넘 많아지니 일하느라 그런 걱정할 여유가 사라진 듯. 이제 일 얘기는 다 알아듣는데 농담이나 갑자기 등장하는 맥락 없는 주제들은 이해하기가 힘들어서 좀 괴로울 때가 있긴 하다. 이것 또한 지나가겠지. 


    월요일에 노동자의 날이라 쉬니까 진짜 좋다. 처음에는 왜케 공휴일이 없나, 설날 추석처럼 긴 공휴일 좀 있으면 좋겠는데 했지만 이제는 뭐 나쁘지 않다. 딱히 긴 연휴는 없지만 한 달에 한 번 쯤은 꼭 나타나주는 이 롱위켄드 덕분에 중간에 한숨 돌릴 수 있으니:) 히히 그럼 이번 주는 한숨 돌리고 화요일부터 알차게 또 시작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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