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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VID 19이 바꿔놓은 일상
    하루하루기록 2020. 4. 13. 12:23

    재택근무를 시작한 지 한 달이 흘렀다. 원체 겁이 많은 성격이라 그야말로 두문불출하고 있다. 장을 보러 두 번, 산책하러 한 번 정도 나갔나. 계란도 우유도 버터도 다 떨어져서 내일은 장을 보러 4번째 외출을 해야할 듯 하다. 캐나다의 총 확진자 수는 2만 5천 명을 바라보고 있고, 런던시의 확진자 수는 오늘부로 2백 명을 넘어섰다. 회사도 식당도 헬스장도 공원조차도 다 문을 닫는데 확진자는 왜 계속 늘어만 가는지. 언제쯤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작년 이맘때엔 스트랫포드에 갔었는데. 카콕이는 회사에서 잘렸다고 한다. 코로나 때문에 임시 해고라고 하는데, 말은 임시지만 돌아갈 수 있는건지, 있다면 언제인지 모르는 상태이다. 다행히 긍정적 마인드로 신디사이저를 사서 작곡을(...) 하고있는 듯하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해고는 없었지만 2020 휴가의 절반을 7월 말까지 써줬으면 한다고 하네. 참고로 2020 휴가 달력은 올해 5월부터 내년 4월까지 적용되는 기간으로, 5~7월 3개월 동안 1년 휴가의 절반을 쓰라고 한 셈이다. 2분기 실적은 어차피 다들 엉망일테니 비용을 털고 3분기 실적을 잘 내고 싶은 건지, 실제로 우리가 일상을 되찾았을 때 다들 휴가를 떠나버려서 일할 사람이 없을까봐 그런 건지, 어쩌면 둘 다일지도. 안 잘리고 무사히 다니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니, 이런 불평은 혼자만 삭이기로 한다. 캐나다 부동산 시장이 쭉 좋았기 때문에 최근에 대출로 집을 마련한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이 일을 못하게 되면서 문제가 불거지는 모양이다. 로컬 비즈니스의 대다수가 망할 것 같고.. 이 와중에 LCBO의 세일즈는 오히려 올랐다고 하고 (사실 놀랍진 않다.. 나의 음주량도 재택근무와 함께 현저히 늘었으므로.) 우버이츠도 활황일 듯하다. 그간 왠지 배달비가 아깝다는 생각에 잘 시켜먹지 않았지만 벌써 몇 번이나 시켜먹었는지. 나는 요즘 몇 가지 쉬운 베이킹을 시도해보았고, J와 불어를 살짝 시작했으며, 노아 바움백의 영화를 챙겨봤고, 시그널을 다시 정주행하고 있으며, 한동안 미뤄두었던 올해 가계부를 작성하였고, 주간 문학동네의 글을 미독하고 있다. 정세랑의 글 (정말 재미있지만 마음이 가끔 아파오는)을 읽다보니 하와이에 가고 싶어 구글 맵에 몇몇 지명을 검색해 살펴보았다. 오늘은 스트레칭을 조금 하고, 다섯 개를 그리면 J가 벽에 붙여준다는 시리즈 그림을 두 장 더 그리고, 아빠한테 보낼 캐나다 소득명세서의 번역 공증을 맡겼다. 역시 한국 업체가 일 처리가 빠르다. 감탄, 감탄. 어쩐 일인지 레체가 코에 콧물이 맺혀있어 걱정이다. 3월 예정이었던 윈터 타이어 교체, 차량 정기점검, 그리고 레체 건강 검진까지 모든 게 조금씩 미뤄지고 있다. 아참, 지난 금요일은 휴일이었다. 퀘백을 제외한 모든 주에서 부활절 바로 전주 금요일에 굿프라이데라는 이름의 휴일을 보내지만, 퀘백 주는 월요일에 쉰다. 이스터 먼데이. 재택근무를 해도 휴일은 똑같이 기쁘다. 지난 글에 적었는지 모르겠지만 최소 5월 초까지 집에서 일하는 것이 확정되었다. 물론 더 길어질 수도 있다. 잘은 모르지만 많은 이들이 회사 복귀가 그보단 늦어질 거라고 예상하고 있는 듯 하다. 출퇴근 시간이 절약되니 잠도 더 많이 자고, 저녁도 더 일찍 먹을 수 있고, 레체랑도 더 잘 놀아줄 수 있다. 이런 상황이 평생 다신 없겠지 (부디 없기를 바란다..). 내게 주어지는 평소보다 넉넉한 시간을 잘 보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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