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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 Daily - The story of Simone Biles /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Athlete A
    임시폴더/60초영어공부 2021. 8. 3. 00:57

    산책하며 NYT의 더데일리 팟캐스트를 들었는데 약간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라 짧게 기록.

    미국의 기계체조 선수 시몬 바일스가 도쿄 올림픽 도중 기권을 선언했다. 시몬 바일스는 지난 2016 리우 올림픽 4관왕이며 다른 경쟁 선수들 대비 넘사벽이라고 인정받던 선수라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도 엄청난 실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도쿄 올림픽이 연기된 것에 부담감을 느꼈으며 올림픽 전부터 실수를 하거나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올림픽 도마 경기에서 2.5바퀴를 돌아야 하는 상황에서 1.5바퀴를 돈 뒤 착지를 실패하였으며 이후 기권을 결심했다. 체조나 다이빙 선수들이 흔히(?) 겪는 트위스티 현상을 겪은 것으로 뇌와 몸의 연결이 끊어지는 것 같은, 공중에서 순간적으로 내 몸이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해야하는지 인지하지 못하는 증상을 말하며 체조의 경우 순간의 실수가 큰 부상으로 연결될 위험이 있다고 한다. 팟캐스트 내용에 따르면 시몬 바일스는 어릴 적 부모의 방치를 겪고 조부모에 입양되었으며, 래리 나사르 팀닥터 성범죄 사건 이후에도 팀을 지켰고, 신장 결석에도 불구하고 바로 경기에 참여하는 등 신체 뿐만 아니라 정신력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선수라고 한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본인의 정신 건강이 더 중요하다기에 극복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거라고, 선수로서 놀라운 모습을 보여줘왔지만 이번에는 경기 외적으로 또 놀라운 모습을 보여준 거라고. 이 말을 듣는데 약간 뒤통수를 맞은 것 같았달까. 신선한 충격이었다. 대화 내용은 아래에.
    "Until now, the story of Simone Biles has been really the story of triumph. Right? Someone who embodies what Olympic athletes do in the face of these really incredible hardships, which is just 'Power through it'. What's striking about this moment to me is that she saying for the first time I am not going to power through it."
    "She's doing something that nobody ever would expect of an American gymnast, which is really on the biggest stage, at the most crucial moment for her and her teammates, decide that her mental health is worth more than the Olympic gold medal that she had dreamed of as a kid. So I think that she's redefined herself at this moment."
    "Right, she did a remarkable thing as a gymnast, and now she's doing a remarkable thing by not performing."
    "Right, isn't that amazing thought that this woman who's been defined by gymnastics and her physical ability and her mental toughnesses people say will partially be remembered for this one of the most amazing and shocking moments in Olympic history which is not what she does on gymnastics floor, what she did off of it."

    얼마 전 뉴스를 본 남편으로부터 "시몬 바일스라는 엄청 잘하는 미국 선수가 있는데 기권했대, 아마 임포스터 신드롬 때문이라나봐?"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내가 "아이고 안됐네, 본인이 제일 괴롭겠지" 따위의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무의식 중에 올림픽을 기권하는 것을 포기나 도망, 패배 같은 것과 연결지었던 모양이다. 어려움을 극복해내지 못했다고, 안타깝다고. 팟캐스트에 나온 것처럼 해석할 수 있을지는 몰랐다. 정말 맞는 말인데 왜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을까. 약간 다른 얘기지만 미국인들은 대체로 자기 자신을, 자신들에게 닥친 일들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꿈보다 해몽이랄까. 당황스러울 때도 있지만 (예를 들어 미국 백신 접종률이 높다며 여러 나라들 중 코로나로부터 가장 먼저 회복되고 있다고 기뻐한다거나..) 놀랍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아무튼 시몬 바일스의 선택을 응원하고, 금메달보다 자기 자신의 건강을 우선순위로 둔 그녀의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https://www.nytimes.com/2021/07/30/podcasts/the-daily/simone-biles-tokyo-olympics.html

    The Story of Simone Biles

    We delve into the life of one of the greatest gymnasts of all time and her decision to drop out of the Tokyo Olympics.

    www.nytimes.com


    팟캐스트를 듣고 같은 날 넷플릭스로 Athlete A라는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다. 팟캐스트에도 언급되었던 래리 나사르 주치의에 대한 이야기이다. 2015년 래리 나사르를 신고한, Athlete A로 기록된 매기 니콜스가 이유를 알 수 없이 2016년 리우 올림픽 선수로 선발되지 않았던 이야기와 래리 나사르는 20여년간 어떻게 수백 명의 아이들을 성추행, 폭행하였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 사실이 밝혀지지 않았는지에 대해 다룬다. 이 사건을 파헤친 인디애나폴리스 스타 지역 신문의 저널리스트들과 생존자들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보는 내내 욕하면서 봤다. 마음이 괴롭다. 어린 선수가 1차 시기에서 부상을 입었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2차 시기에 도전해 성공한 뒤 일어나지 못하고 기어서, 부축받으며 경기장을 벗어나는 모습이 마음에 남는다. 그 아이에게는 선택권이 없었다고. 예전에는 올림픽 체조선수들 대부분이 성인이었으나 냉전이라는 세계적 흐름에 따라 미국과 구 공산진영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어린 선수를 발굴해 혹독하게 훈련시킨 결과가 오늘날의 어린 체조선수들이라는 것, 그들이 받는 대우와 겪어야 하는 식이장애 등의 어려움도 안타까웠다. 재판에 백 명이 넘는 생존자들이 나와 증언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어른이 된 후 2016년 래리 나사르를 고발한, 래리 나사르가 재판을 받는 데 큰 기여를 한 레이첼 덴홀랜더를 비롯한 모든 생존자들을 위해 기도한다. 모두가 조금이나마 치유를 경험했기를.

    175년형을 받았다는 기사를 보니 12년만에 출소한 조두순 생각이 나면서 마음이 한층 더 무거워졌다. 판사에게 최대 형량을 요청하는 레이첼 덴홀랜더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How much is a little girl worth? How much is a young woman worth? ... Send a message that these victims are worth everything --- because everything is what these survivors are worth."

    이미지 출처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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