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잠에서 깬 새벽 네 시
    캐나다에서의삶 2020. 12. 3. 19:01

    요즘에는 종종 새벽 세 시, 네 시에 눈이 떠지곤 한다. 이것도 임신 후기의 특징(?) 중 하나인 모양이다. 한참을 뒤척이다 다시 잠들기도 하고 오늘처럼 결국 거실로 나와 따뜻하게 차를 한 잔 마시기도 한다. 오늘은 친한 언니가 선물해 준 꿀로 차를 탔다. 작은 병 다섯 개에 든 서로 다른 색과 종류의 꿀 냄새를 킁킁 맡아본 뒤 하나를 골랐다. 향긋하다. 분명 침대맡에서 코를 골며 자고 있던 레체는 어느샌가 나를 따라나와 꿀을 덜어내고 있는 내 다리에 기지개를 켜며 말을 건다. 레체는 늘 귀엽고 다정하지만 요 며칠 평소보다 더 귀엽고 더 다정하다. 보통 푹신한 곳보다 단단한 곳에서 자는 걸 선호해서 침대 옆 의자나 자기 집에서 자곤 하는데, 추워서인지 뭔가를 알아서인지 그제도 며칠 전에도 내 배 옆에 와 잠을 잤다. 내가 쓰다듬으면 폴짝 다른 곳으로 갈 때가 많은데 래똥이가 꾸물꾸물 움직이는 게 느껴질텐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참을 옆에서 체온과 무게를(..) 나누며 누워있었다. 신기하다. 하품을 하면서도 졸린 눈으로 굳이 나를 따라나와 옆에 앉아있는 것도 신기하고 고맙다. 나라는 인간을 이렇게 아껴주다니. 가끔 레체도 충분히 행복한걸까 조바심이 난다. 

    고요한 새벽 창 밖 풍경

    댓글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