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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나다 회사 생활 - 연말 평가
    캐나다에서의삶 2020. 12. 8. 01:54

    지난 주 월요일 팀장님과 1:1 연말 평가 미팅이 있었다. 1월까지만 마무리 지으면 될텐데 내가 떠나서 조금 서둘러 하는건가? 생각했는데 딱히 나를 배려해준 건 아니고 재택 근무로 쓸 필요가 없었던 연차를 연말에 붙여쓸 계획인 사람이 많아서 살짝 서둘러 평가를 마무리 지으려는 듯 했다. 팀장이 미리 평가에 필요한 내용을 메일로 보내달라고 요청했는데 질문은 1) 올해 가장 큰 성취, 2) 각자 맡은 포트폴리오의 올해 판매액과 성장률, 3) 강조하고 싶은 올해의 순간이 있다면, 4) 회사에서 강조하는 가치 다섯 가지를 일하면서 어떻게 반영해왔는지, 5) 올해 가장 큰 어려움과 극복 방법, 6) 올해 무엇을 배웠으며 그것이 내년에 일할 때 어떻게 적용될 것인지 총 여섯 개였다. 작년에 썼던 걸 활용할 수 있는 질문도 있고 이미 답이 정해져있는 것도 있어서 어려운 건 아니었는데 어찌나 쓰기가 싫던지 한참 미루다 겨우겨우 마무리해서 보냈다. 

    작년에 비해 회사 전반적으로 평가 절차와 항목이 명료해져서 좋았다. 작년은 팀장이 여러 개 항목에 대해 1~5점을 매겨 총점이 나오면 그걸 기반으로 전체 비즈니스 그룹 %에 따라 1~5 등급(?)으로 나눠 애뉴얼 인센티브에 곱해질 %가 정해졌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게 또 최근에 승진한 사람이나 팀이 바뀐 사람의 경우 다른 기준이 적용되는 등 좀 복잡했다. 올해는 팀장이 해당 팀원의 퍼포먼스가 기대 이상이었는지, 기대 수준이었는지, 기대에 못 미쳤는지만 평가하면 된다는 듯. 우리 팀의 경우 올해 2분기부터 연말 성과급이 아닌 세일즈에 기반한 분기별 성과급이 적용되는 걸로 바뀌었기 때문에 연말 평가에 의한 성과급은 2020 1분기에 해당하는 것만 받게 된다는 것 같다. 

    한 시간 미팅이었지만 이십여 분만에 얘기가 끝났다. 팀장이 사실 올해 초 타깃을 받고 너무 야심찬 숫자라 걱정했었는데 타깃 달성은 물론이고 엄청난 결과를 보게 돼서 기쁘다며 (일부는 코로나 덕분임을 인정해야겠지만), 내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를 받게 될 확률은 0%라고 했다. 어차피 오직 세일즈 숫자에만 근거해서 나오는 4분기 성과급이 클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1분기 금액이 어찌 됐든 우리 팀 모두 보너스 파티를 벌이겠지만 어쨌거나 칭찬을 들으니 기부니 좋았다. 

    팀장이 메일로 요청한 평가 항목 중 마지막 질문, 올해 배운 것으로 나는 팀장이 내가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도록 늘 격려해주고 존중해준 덕분에 내가 내 목소리를 더 많이 내야 하고, 그래도 괜찮다는 걸 알게 됐다고 적었다. 덕분에 내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내가 일하면서 내가 속한 그룹에 가치를 더할 수 있을 거라고. 돌이켜보면 아마존 팀이 꾸려지고 필이 팀을 맡고 나서부터 내가 내 스스로 하는 일에 좀 더 자신감을 가지게 된 것은 분명하다. 미팅 때 약간 더 업무 관련된 걸 적어야하나 생각했지만 그래도 이게 올해 가장 큰 배움이고 변한 점인 것 같다고 말했더니 필이 자신도 내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며, 개인적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업무와도 관련이 깊다고 좋다고 하더라. 항상 나를, 내가 하는 일을 믿어줘서 참 고맙게 생각한다. 팀원들도 넘 좋았고.. 워낙 변화가 많은 팀인지라 내년에 육아 휴직 후 복귀했을 때 누가 내 팀장일지, 팀이 어떤 모습일지 장담할 수 없지만 2020년 필이랑 지금 팀원들이랑 같이 일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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