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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나다 일상 - 지난 주, 이번 주의 기록
    캐나다에서의삶 2020. 6. 21. 04:14

    주중에 오피스 레이아웃을 바꿨는데 효율이 좋아진 것 같다. 원래는 방 하나를 온전히 침실로, 다른 방 하나를 J와 내가 오피스로 같이 썼는데 내 책상을 침실로 옮겼다. 책상 두 개를 한 방에 놓는 것보다 배치가 좀 자유로워 책상 위치에 따른 채광 방향도 좋아졌고 각자 다른 방에서 일하니 집중도 잘 되고 쾌적해서 만족스럽다. 한동안은 이 레이아웃으로 지낼 듯. 이번주에는 월~목 10시간씩 주 4일 일하고 금요일에 쉬었다. 두 번째 초음파 날짜가 6월 19일 금요일, 어제로 잡혔는데 따로 휴가 안 내고 여유있게 다녀올 수 있어서 좋았다. 

    새로 배치한 내 책상. 레체가 나 대신 일해줄 모양 히히:)

    이제 13주차, 8주차 때 예정일을 확인하기 위한 첫 번째 초음파 이후 두 번째로 초음파를 했다. 한국에는 병원 갈 때마다 초음파를 해준다는 것 같던데 여기는 임신 기간동안 3~4번 정도만 해준다는 듯. 이번 초음파의 주된 목적은 목투명대 두께 확인을 통해 아이가 다운증후군일 확률이 높은지 확인하는 것이다. 첫 초음파 때에도 그랬듯이 이눔의 코로나때문에 혼자만 대기실, 초음파실에 들어갈 수 있었다. 초음파 찍어주는 분한테 남편이 이 순간을 함께하지 못해서 넘 슬퍼하고 있다며 혹시 영상 촬영해도 되는지 물어봤는데 영상은 안 되지만 중간에 심장소리 들려줄 때 전화를 걸어서 같이 듣는 건 괜찮다고 해서 그렇게 했다. 목투명대 두께 측정을 잘 하려면 옆모습을 딱 잘 찍어야 하는데 래똥이가 하도 뒤집고 다리 스트레칭하고 움직여서 찍는 분이 고생 좀 했다. 다시 고개 좀 돌려줘~~ 잠을 좀 자~~~ 이러면서 찍음ㅋㅋ 목투명대 두께가 3mm 이상이면 위험군(?)으로 양수 검사나 융모막 검사 같은 추가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는데, 다행히 래똥이는 1.1mm였다. 지난 번 초음파 때는 형체가 별로 분명하지 않았는데 - 물론 엄청 빠른 심장소리가 신기했고 덕분에 그제야 래똥이가 진짜로 있다는 걸 실감했지만 이번에는 제법 사람같은 모습이라 더 재밌고 신났다. 손가락 발가락도 보이고 입 뻐끔뻐끔 팔다리도 뻗었다 오므렸다 움직이니까 넘 귀여움. 사실 이전에는 내 아기인데 내가 봐도 안 예쁠까봐 걱정했는데 이번 초음파 사진을 보니 잘생긴 것 같다..ㅋㅋㅋㅋ 머리부터 엉덩이까지 길이 (CRL)랑 머리 지름 (BPD)도 측정해줬는데 잘 자라고 있는 듯. 후후

     

    가족들이랑 통화하는데 어머님께서 사람들이 말하길 심장소리가 기차소리 같으면 남자, 말발굽소리 같으면 여자라고들 한다나. 엄마가 꾼 태몽이 여자아이 꿈이라 이미 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심장소리는 기차소리 같았던 것 같은데.. 어차피 다음 번 18주 초음파 때 알게될 테고 특별한 선호는 없지만 재미로 추측해보는 중ㅎㅎ

     

    초음파 외에 더 정확한 확인을 위해 피검사도 해야하는데 아니.. 처음에 간 dynacare에서는 여섯 통 뽑는데도 하나도 안 아팠는데 lifelabs는 저번에 4통 뽑을 때도 이번에 딱 한 통 뽑는데도 왜케 아프냐고ㅠㅠ 주사 바늘 두께가 다른가? 저번에는 심지어 멍도 들었음. 짱난다. 

     

    지난 주 수요일에 드디어 패밀리 닥터를 만났다. Pap smear는 한국에서 작년 10월에 했으니 필요 없고 현재 다 건강하고 정상이다, 30주차 쯤 산부인과 의사와 연결해 줄 것이다, 아기를 낳으면 아기 패밀리 닥터도 자기로 하고 싶은지 소아과 의사를 소개해주길 원하는지 생각해봐라 등등 얘기를 나눴다. 초음파는 아니지만 심장 소리를 들려준다길래 혹시 J도 같이 들어도 되냐고, 초음파 하는 곳에서는 못 들어오게 한다고 하니 허락해줘서 들어와서 같이 들었다. 임신 사실, 예정일이 적힌 의사의 편지를 회사 제출용으로 받아왔고, 금요일에 필이랑 1:1 할 때 소식을 알렸다. 축하한다며 내년에 내가 없으니 타깃을 좀 낮춰야겠다고 해서 웃었다. 누가 내 업무를 하게 되려나..? 1년짜리 계약직이 들어올 수도 있고, 기존 팀원들 중에 업무분장을 다시 할 수도 있겠지. 필은 풀타임을 한 명 뽑고 내가 돌아온 후에도 걔를 안 자를 수 있으면 추가 인력 확보하고 좋겠다고 했지만 어찌될지 모르겠다. 물론 감안해서 목표를 정하겠지만 올해 코로나로 인해 아마존은 덕을 좀 봤기 때문에.. 내년은 어쩌면 마이너스일지도 모르는데 필이 골치가 좀 아프겠다. 12월 예정이고 1년 정도 쉬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아직 이른 시기라 다른 팀원들한테는 나중에 알리고 싶지만 팀장님한테는 가능한 일찍 알려드리고 싶었다고. 근데 막상 금요일에 다른 사람들은 다 휴가가고 Friday round up 수다떨 때 필이랑 애슐리 셋만 참석하게 됐는데 애슐리가 요즘 뭐 특별한 일 없어? 이러길래 나도 모르게 얘기해버림ㅋㅋㅋ 나중에 얘기하려고 했는데 네가 물어보니까.. 이러면서 얘기해부렀네. 뭔가 비밀을 감추거나 거짓말하는데에는 진짜 소질이 없는 듯. 넘 진심으로 축하해줘서 행복해졌다. 

     

    아, 지난 주에 J랑 나는 집에서 머리를 잘랐다. 샤워하려고 화장실 들어갔는데 왠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숱치는 가위도 아직 배송 안 왔는데 에라 모르겠다 단발로 잘라버렸다. 전보다는 나은 듯..? 밖에서 돈 주고 잘라도 100프로 마음에 들지는 않으니까. 며칠 뒤 J가 자기도 잘라 달라고 하길래 유투브 보고 투블럭으로 밀어줬다. 기대보다는 괜찮게 자른 것 같다ㅋㅋ 뭐 머리는 곧 자라니까..ㅋㅋㅋ 

     

    에혀.. 그나저나 해피한 주말인디 엉덩이가 넘 아프다.. 토요일인데 눈이 일찍 떠져서 J랑 분리수거도 하고 산책도 하고 아침도 든든하게 챙겨먹고 하루가 길어진 느낌~ 어쩐지 운수가 좋더라니.. 노트북으로 블로그 포스팅이나 할까 하고 침대 이불이랑 베개를 좀 정돈하는데 갑자기 균형을 잃고 침대에서 떨어졌다. 찾아보니 임신하면 자궁으로 혈액이 몰리고 배가 나오면서 무게중심이 바뀌어서 넘어지기 쉽다는데, 진짜 30년간 익숙했던 내 무게중심이 달라져서인가? 도저히 넘어질 상황이 아니었는데 갑자기 훅 넘어가버렸다. 멀쩡히 서 있던 이케아 스탠드는 부러졌고 스탠드 갓도 찌부됐다. 우씨 조만간 팔려고 했는데.. 스탠드 받침(?)에 부딪친 엉덩이에는 피멍이 들었다.. 떨어지는 찰나의 순간에 래똥이가 넘 걱정돼서 눈물이 찔끔났다. 어제 잘 있는 거 확인했는데 오늘 이렇게 새로운 변수를 만들어버리나 흑흑.. 넘어지는 소리를 듣고 온 J가 아가는 내 몸 속에, 양수 안에 잘 있어서 괜찮을 거라고 하고 이런 저런 검색해보더니 넘어지는 사람 많다고 해서 조금은 안심이 됐다. 아기도 있는 애가 조심성이 없냐고 타박하지 않고 괜찮다고 안심시켜주는 사람이랑 살아서 다행이다. 자궁이 두껍고 양수가 쿠션 역할을 하기 때문에 네가 넘어져서 심각한 정도로 다치지만 않았다면 괜찮다, 나이 든 산파들이 낙상과 유산이 연관있다고 하는데 사실이 아니다 이런 검색 결과를 봐도 여전히 무서웠는데 네이버 카페에서 임신 초기에 넘어졌던 다른 사람들 글 읽으니 조금 진정된다. 계단에서 슬라이딩해서 다섯 계단 미끄러지고 멍 시퍼렇게 든 사람, 화장실에서 제대로 엉덩방아 찧은 사람 다들 아가 잘 낳았다고 하니 이제야 마음이 놓이네. 피 비침 없고 배가 아프지만 않으면 괜찮고 병원 가도 딱히 해줄 수 있는 건 없다고 한다. 휴ㅎㅎ 

     

    곧 아부지 생신이라 일요일 점심에 가족 식사를 한다고 한다. 오랜만에 가족 사진 보내줬으면 좋겠네. 온라인으로 산 선물은 배송이 늦어질 거라고 겁주더니 이미 도착한 듯. 역시 한국..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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