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캐나다 회사 생활 - 이번 주의 기록
    캐나다에서의삶 2020. 5. 30. 10:23

    생일 기념 지난 주 금요일, 이번 주 월, 화요일 휴가를 냈다. 하루종일 집에만 있는 건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일 안하고 뒹굴거리는 휴가는 꿀맛. 3일 정도 휴가로는 휴가 내내 일 생각이 자꾸 나는 걸 어쩔 수 없다. 잠들 때 일어날 때 급한 일도 아닌데 할 일들이 자꾸 생각이 난다. 한 주 정도는 쉬어줘야 완전히 일 생각을 떨칠 수 있는 듯. 어느덧 재택근무를 시작한 지 10주? 11주..? 많은 시간이 흘렀다. 살짝 루즈해진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해야할 일을 안 하는 건 아니니 오히려 효율적인가 싶기도 하다. 우리 팀은 지난 주부터 팀장 제안으로 원하는 사람, 원하는 주에 한해 주 4일 근무를 시행하기로 했다. 주 5일 * 8시간 대신 주 4일 * 10시간씩. 팀 전원이 같은 날에 비우지는 않도록 팀 달력을 만들어 쉬는 날을 표시하기로 했다. 나는 휴가를 냈기 때문에 아직 4*10을 경험할 기회가 없었다. 10시간 일하면 하루가 너무 길고 피곤할 것 같기도 하지만 6월에는 한 두 번 시도해봐야지. 하루 쉬는 평일을 잘 활용해 사람 없을 시간에 장 보거나 병원 가거나 필요한 업무를 처리하면 좋을 것 같다. 

     

    아마존의 연중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인 프라임데이가 코로나로 인해 미뤄질 거라는 루머가 돌고 있다. 보통 7월 중순에 아마존 프라임 멤버를 대상으로 다양한 할인을 제공해왔는데, 올해는 9월이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내가 담당하는 상품 중에 가장 영향을 크게 받을 상품들은 아무래도 HVAC 필터와 자동차 관리 용품. 각기 다른 이유로 타격을 좀 입을 것 같은데, 우선 필터는 본래 9월부터 겨울이 피크 시즌이다. 냉방도 하고 환기도 시키니 사실 연중 내내 필터를 자주 갈아줘야 하지만 사람들은 날이 추워지고 난방을 켤 때가 되어서야 필터를 사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모양이다. 그래서 보통 가을에 날이 추워질 때 한 번, 겨울에 한 번 내지는 두 번 블랙프라이데이나 사이버먼데이와 박싱데이에 맞춰 프로모션을 하고 프라임데이가 아니어도 프로모션은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편이다. 그래서 필터 시즌이 아닌 7월에 프라임데이가 있다는 건 필터 브랜드 입장에서 트래픽이 높은 하나의 덤? 같은 행사였다. 아쉽지만 프라임데이가 아닌 7월 아무 날에 필터 행사를 한다고 프라임데이 같은 임팩트가 있진 않을 듯. 하긴 필터 생산 관련 내부에서 고민이 있는 지금 7월 행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 미지수기 때문에 좋게 생각하면 잘 된 것 같기도 하다. 다음으로 자동차 관리 용품은 원래 여름이 피크 시즌이다. 프라임데이는 해당 브랜드의 가장 큰 연중 행사로, 재작년 내가 맡기 전에는 연 매출의 1/4이 프라임데이에서 나왔고, 작년 내가 맡고 나서는 프라임데이 의존도를 낮추고자 다른 행사들을 많이 진행했음에도 1/8 정도의 매출이 프라임데이에서 나왔다. (프라임데이 매출은 작년/재작년 비슷한 수준이고, 전체 연 매출이 두 배 성장했다는 것을 살짝 언급해둔다 호호) 그런데 프라임데이가 9월이라니? 날이 추워지면 누가 차를 닦고 광을 내나요. 필터는 개단가도 높고 누구나 항상 집에 구비해두고 사용하는 물건이지만 자동차 관리 용품은 딱히 그렇게 미리 사두는 상품이 아니다. 6월 초에 큰 행사를 하나 미리 잡아놓긴 했지만, 이미 올해도 성장률이 (작년보다 더) 쩔지만, 프라임데이가 미뤄진 게 사실이라면 여름 매출 대책이 필요할 듯 싶다. 아니 이걸 누가 읽는다고 뭐 이리 자세히 썼대;; 그나저나 출산휴가 들어가기 전에 성장률이나 뭐 이런 숫자들 좀 정리해서 링크드인 업데이트 좀 해놔야겠고만. 

     

    코로나 전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다른 부서의 중국계 친구(?) 회사 선배(?) 언니(?)와 점심 시간에 재미로 언어 교환을 했었는데, 재택근무 시작되고 몇 주 취소했다가 (재택근무가 이렇게 길어질 줄 모르고 첫 재택근무 공지 기한까지는 취소했었다) 다시 일주일에 한 번 30분씩 짧게 화상채팅으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원래는 그 분이 가진 한국어 교재나 내 중국어 교재로 공부했지만 내 책도 그 분 책도 같이 공부하던 공책도 다 회사에 있어서 그냥 각자 질문 하나씩 준비해서 물어보는 방식으로 하고 있다. 이번 주 그 분이 준비한 질문은 "다시 밖에 나갈 수 있게 되면 가장 먼저 뭘 하고 싶어요?" 나는 우선 머리를.. 머리를 자르고 싶다. 지금 머리 너무 마음에 안 드넴 ㅜ.ㅠ 못 참겠어서 가위를 주문했는데 6월 중순에야 배송올 것 같다. 재밌는 질문도 생각이 안 나고 왠지 귀찮아져서 이번 주 캔슬할까 했는데 막상 얘기하니까 또 재밌었다. 

     

    매주 금요일 오후 3시부터 4시에는 팀끼리 한 주를 마무리하는 화상채팅이 있다. 일 얘기를 하는 건 아니고, 한 잔씩 준비해 모여서 수다를 떠는 시간이다. 나는 할 말도 별로 없고 영어몰입교육이 중단된 지금 영어 자신감도 하락해가고 있어서 오늘도 들어가기 싫었지만 영어학원 가는 셈 치고 들어갔다ㅎㅎ 일 얘기 하는 미팅은 이제 어렵지 않은데 잡다한 수다 떠는 건 여전히 조금 자신이 없다. 오늘 팀 미팅 직전에 팀장한테 소식을 전할까 생각했는데 패밀리닥터 만나고 와서 6월 1:1때 얘기할까 싶기도 하고.. 아무튼 오늘은 아직 얘기를 안했다. 조만간 해야징. 이런 소셜 미팅이 있으면 나는 끝나고 내가 한 말 상대가 한 말을 곱씹느라 머릿속이 분주하다. 피곤해. 마크가 한국이 코로나 대처 엄청 잘했다고 했는데 필이 컨택트 트레이싱 언급해서 이 짜식도 한국이 프라이버시 침해한다고 생각하나? 속으로 괜히 짜증남ㅋㅋ 그나저나 마크가 이번 6월에 입사한지 20년이 된다고 한다. 엄청나네. 처음에 나 입사했을 때 입사한 지 17년 정도 됐다고 하셨었는데 벌써 3년이 다 되어가는고만. 내 20주년도 아닌데 감회가 새롭다ㅎㅎ

    댓글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