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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나다 회사 생활 - 승진, 연말 분위기
    캐나다에서의삶 2020. 1. 3. 05:26

    최근 아마존 팀 조직 개편 발표가 있었다. 현재는 각 비즈니스 그룹 아래 마케터가 있는 형태인데 이제 4개 비즈니스 그룹을 아우르는 하나의 팀이 되어 통일된 전략 하에 우선 순위에 따라 자원을 배분하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아직 불투명한 게 많다. 과연 정말 예산을 하나의 바구니 안에 넣는 게 가능할지?)

    나 개인적으로는 보고하는 대상이 바뀌었다는 것 외에는 큰 차이가 없을 듯 하다. 리사를 비롯한 리더십팀의 논의 끝에 마크가 세일즈 리드, 필이 마케팅 리드를 맡았는데 나쁘지 않은 결정인 것 같다. 나, 에릭, 애슐리의 팀장이 콜린에서 필로 바뀌었고, 마크와는 지금처럼 계속 긴밀하게 일할 듯. 발표 후 필과 개인, 팀 면담이 있었는데 주된 논의 내용은 새로 추가된 일들을 어떻게 분배할 것이냐-에 대한 것이었다. 예상했던 일이었고 어떤 변화가 있든 아쉽더라도 즐겁게 받아들이자고 마음 먹었다. 새로운 걸 맡게 되면 또 배움이 있을테니.. 이런 저런 논의 끝에 나는 지금 맡은 부서를 그대로 맡고, 그간 비중이 비교적 적은 부서를 맡고 있던 에릭과 애슐리가 추가로 몇 개 부서를 더 맡게 되었다. 기쁜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다! 지금 맡고 있는 부서 사람들 다 좋고,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다. 내가 계속 할 수 있어서 기쁘다.

    필이 팀장이 되면서 왜인지 모르겠지만 팀원 전원 새로 계약서를 써야한다고 했다. 필이 자기는 잘 모르는데 연봉 오른 거냐고 하길래 “네! 올랐네요” 이러고 사인하는데 다시 보니 job grade 숫자가 바뀌어 있지 뭐야. 오잉 숫자도 바뀌었네요 하니까 필이 가장 좋은 부분을 말하는 걸 깜빡했다면서 승진 축하한다고 했다. 솔직히 올해 에릭보다 잘하지 않았냐며 너희 다 비슷한 수준으로 연봉 받아야 한다는 얘기가 있었다나 뭐라나 아무튼 기분이 좋았다!가 조금 나쁘기도..? 이제 조금 말이 되는 듯. 나는 가만히 있었지만 애슐리는 발끈했던 일 - 왜 내가 여기 더 오래 있었는데 때때로 에릭이 셋 중 대표로 리사한테 얘기를 듣는 경우가 있었는지 이해가 갔다. 에릭이 나보다 그동안 등급이 하나 높았구나! 나의 정신건강을 위해 외노자 디스카운트라고 느끼기보다는 입사할 때 나는 3년 경력, 에릭은 5년 경력으로 와서 그런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참고로 여기는 팀을 리드하는 팀장 같은 포지션이 있긴 하지만, 그 외에 숫자 또는 알파벳으로 표시되는 등급이 있다. 같은 팀에 있더라도 상대방이 어떤 등급인지는 직접 물어보지 않는 한 알 수 없다. 승진을 하면서 팀을 리드하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비슷한 일을 하면서 등급이 올라간다. 업무 특성 상 꼭 팀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있고 각자 성향에 따라 리더십 포지션이 맞지 않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바람직한 것 같다.

    필이 살짝 얘기해주기로 자기가 알려주게 되긴 했지만 콜린이 먼저 승진을 추진(?)한 거라고 하길래 따로 감사하다고 했다. 마크도 콜린도 나한테 그럴 만한 자격이 있다며 내년이 기대된다고 말해줘서 고마웠다. 나도 기대 반, 걱정 반!

     

    내가 가장 좋아하는 회사 이벤트 중 하나는 크리스마스 즈음에 회사 밴드(라고는 하나 매년 이 행사만을 위한 밴드인 듯)가 층마다 캐롤을 연주하며 돌아다니는 것이다. 연주가 수준급. 예상할 수 있듯 에릭 같은 녀석은 자리에 앉아 그저 하던 일을 하지만, 나는 꼭 키친에 가서 연주를 보는 편이다. 캐롤은 어쩐지 마음을 들뜨게 한달까~~ 볼 때마다 뭔가 악기 하나를 연주하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실천은.. 잘 모르겠다^^; 나에게 가장 결여된 것을 고르라면 아마도 끈기가 아닐지.. 아빠가 자주 얘기하는 내 어린 시절 레퍼토리 중 하나는 수영에 관한 것이다. 나와 언니는 계몽문화회관에서 수영을 배웠는데, 선생님이 발차기 하고 있으라고 하면 언니는 끈덕지게 하고 있는데 나는 선생님이 뒤를 돌자마자 일어서서 딴짓을 했다는 것이다. 약간 MSG가 뿌려졌을지도 모르지만 분명 어린 시절의 (어린 시절만?) 나는 그럴 법하다. 수영 뿐이랴, 피아노도, 플룻도, 기타도 시작만 했다가 때려친 게 수두룩하다. 자라면서는 내가 그럴 거라는 걸 알기 때문에 약간 스트레스랄까 부담이랄까 그래서 아예 시작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흥미가 생겼을 때 바짝 당겨서 배워놔야겠다는 생각이다. 

    연말이라고 글로벌리 고마웠던 쓰리에머한테 온라인으로 편지를 보낼 수 있는 공간이 열렸다. 자동으로 그들의 보스한테도 편지가 참조로 보내짐ㅋㅋ 나는 캐나다에 있는 침피언들, 옆자리 멜리사, 고객관리팀의 앤, 재무팀의 샤마 그리고 미국에 있는 맷, 제니퍼한테 편지를 보냈다. 올 한해 덕분에 훨씬 즐겁게 일할 수 있었다고. 고마웠던 순간들을 떠올리니 마음이 훈훈해졌다. 회사에서 누가 뭘 물어보면 내가 뭔가 잘못했을까봐, 뭔가 놓쳤을까봐 긴장할 때가 많았다. 뭔가 궁금하거나 이해가 안 돼도 바보처럼 보일까봐 못 물어본 경우도 많고.. 다 좋은 사람들인데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_~ 느낌 탓인가 연말이라 그런가 왠지 다들 따스하고 포근하다. 2020년.. 꽤 즐거울지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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