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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나다 회사 생활 - 이번 주의 기록
    캐나다에서의삶 2019. 12. 8. 09:43

    이번 주는 월요일, 금요일 재택근무를 했다. 월요일은 전에 적었다시피 OHIP 신청하려고, 금요일은 아침 8시부터 스카이프 미팅이 있어서 7시에 출근하느니 그냥 집에서 하기로..ㅎㅎ 주변 얘기 들어보니 캐나다 회사가 다들 이렇게 flexible한 건 아니라고. 그만큼 책임감도 느끼기 때문에 WFH할 때 오히려 더 열일하는 것 같지만 그래도 선택권이 주어진다는 건 역시 좋다. 

    수요일에는 점심 때 Abilities first라는 패널 토론이 있었는데, 점심을 얼른 먹고 가서 들었다. 회사 내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한 분, 정신질환 관련 병원에서 일하는 분, 3M을 은퇴한 남편과 장애를 가진 아들을 둔, City of London에서 관련 커미티 멤버로 계신 분, 런던에서 장애를 가진 사람들 취업을 도와주는 일을 하고 계신 분, 3M에 오래 다니다 재활 치료 관련 센터를 세운 분 이렇게 다섯 분이 패널로 나와 장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인상 깊었던 얘기를 몇 가지 꼽자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 3가지는 1) 교통 2) 인프라 3) 취업이라고. 그들의 세계는 이미 좁기 때문에 그들의 세계를 조금이라도 넓혀주고 싶고, 어딘가에 제 시간에 갈 수 있고 무언가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그를 위해 아주 중요하다고.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를 하는 하루의 아주 작은 부분들이 생활에 활기를 불어넣어준다고. 내가 그들의, 그 가족들의 마음을 감히 헤아릴 수는 없지만 한국을 떠나 마이너리티로 살아보니 조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아무튼 이런 토론이 이루어진다는 것, 함께 듣고 생각해본다는 것, 회사에 장애를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 그들을 위해 회사에서 지원을 한다는 것, 그런 게 참 좋다. 

    캐나다가 딱히 한국보다 그런 부분이 잘 되어있다고 하기보다는 (여기도 일부 회사, 일부 단체를 제외하면 아직 갈 길이 먼 듯), 자본주의 논리가 모든 걸 지배하는 곳은 어디든 어느 정도 그런 점이 있는 것 같다. 내 편의, 효율 또는 내가 속한 곳의 편의와 효율을 다른 것보다 우선으로 놓는 점. 출산휴가 가는 직원 때문에 새로운 사람을 뽑아서 가르쳐야 하고 돌아오면 그 일을 또 반복해야 하나? 내가 낸 세금을 왜 빈곤층, 장애인 복지에 쓴다는거야? 내가 내 돈 내고 왔는데 왜 시끄럽게 뛰어다니는 아이들 때문에 귀한 시간을 망쳐야 해? 뭐 그런 것들.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갑갑해진다. 내가 지금은 남들보다 조금 운이 좋을 뿐이라는 걸 인정하고, 선택이나 노력과는 무관하게 남들보다 조금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어쩌면 내게도 언젠가 힘든 순간이 올 수 있다는 걸 이해하고 조금은 따스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면 좋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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