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폴더/문학소녀인척
-
이석원 '언제 들어도 좋은 말'임시폴더/문학소녀인척 2016. 10. 4. 22:48
짐작건대 책 중간중간 푸른색으로 쓰여있는 글귀들은 작가가 틈틈이 일기에, 블로그에 적어왔다는 글들일게다. 난 보통 사색으로 엮은 글보다는 서사로 엮어내려간 글에 더 감탄하고는 한다. 음.. 무슨 말인고 하면, 생각이나 사유로 가득찬 글보다는 갈등과 사건이 치밀한 글을 더 굉장하다고 느낀다. (아마도 내가 잘 하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책은 따지자면 전자에 가까운, 많은 생각이 조각조각 담긴 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즐겁게 읽었고 공감가는 내용이 많았다. (어쩌면 후자와 같은 글에 감탄하지만 즐기는 건 전자와 같은 종류의 글인지도..) 언니네이발관이 좋아서 읽게 된 책인데, 이석원 참 좋다. 다른 책도 읽어봐야지. 그나저나 , 이름은 이석원에 작가이자 뮤지션인 주인공. 글이 써지지 않아 괴로워하던 그, ..
-
장강명 '한국이 싫어서'임시폴더/문학소녀인척 2016. 9. 24. 01:03
자극적인 제목 탓에 왠지 꺼려졌던 책이다 출판사에서 책 팔아먹기 좋게 지어놓은 이름. 출판사들 인스타 팔로우를 많이 해서 그런지 자주 눈에 띄던 책을 우연히 도서관에서 만나니 한 번 읽어볼까 싶어 집어들었다. 쉽게 쓰여진 소설은 없겠지만 가장 최근에 읽은 소년이 온다에 비해 확실히 쉽게 쓰여진 느낌. 갈등과 서사보다는 사건의 나열, 감상의 나열. 이게 뭐 딱히 좋고 나쁘다는 얘기는 아니다 나도 한 번쯤 생각해본 일들 내 주변의 친구들한테 있을 법한 얘기들 지나치게 현실이 잘 반영되어 있고 그래서 어느 부분은 조금 불편하기도 하고. (예를 들어, 가벼운 연애 얘기는 별로 아름답지 않았고 해외에 나갔다 돌아와 만난 친구들의 여전함이 조금 지겹고 안타까운 그 비슷한 감정을 나도 느껴봤고.) 그래서 그런지 친구..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사랑에 빠질수록 혼자가 되어라'임시폴더/문학소녀인척 2015. 7. 12. 15:34
사랑에 빠진 사람은 혼자 지내는데 익숙해야 한다 사랑이라고 불리는 그것 두 사람의 것이라고 보이는 그것은 사실 홀로 따로따로 있어야만 비로소 충분히 전개되어 마침내는 완성될 수 있는 것이기에 사랑이 오직 자기 감정 속에 들어있는 사람은 사랑이 자기를 연마하는 일과가 된다 서로에게 부담스런 짐이 되지 않으며 그 거리에서 끊임없이 자유로울 수 있는 것 사랑에 빠질수록 혼자가 되어라. 둘이 나눠 겪으려 하지 말고 오로지 혼자가 되어라.
-
2013 제 37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中임시폴더/문학소녀인척 2014. 3. 6. 18:54
편혜영 '길을 걸었지, 누군가 옆에 있다고 (작가가 본 작가)' 中대상을 수상한 작가 김애란에 대해 작가 편혜영이 쓴 글. - 오래전 애란이는 종종 "나중에 힘들어지면 같이 노래방이나 가요."라고 말한 적이 있다. 나로 말하자면 노래방이라면 질색이지만, 그 '나중'이 오면 군말 없이 노래방에 따라갈 작정이다. 그건 분명히 '나중'의 일이 될 테니까. 우리는 종종 '나중'에 힘들어질 거라고 얘기했다. 지금, 이번에, 얼마 전에, 어제, 오늘 힘든 게 아니라, '나중'에 힘들어질 거라고. 그건 지금, 이번에, 얼마 전에, 어제, 오늘, 우리가 힘들지 않아서가 아니라, 얼마간 힘들고, 얼마간 좌절하고, 얼마간 속상했지만, 그래도 견딜 만했다는 위안이 담긴 말이다. '나중'을 얘기하는 동안, 우리는 터무니없는 ..
-
이명원 '마음이 소금밭인데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다' 中임시폴더/문학소녀인척 2014. 3. 6. 18:40
표지마음이 소금밭인데,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다. 서가에 꽃혀있는 오래된 책을 보면 안심이 되기 때문이다. 할 수 없이 제법 오래된 인간이 되어버린 나, 별 수 없이 '무화과'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 그런 향기 없는 젊음의 대피소가 기껏 도서관의 지하서고였다. 171p.여전히 삶은 결핍이고 상처라서, 언어 속에서 충만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생각에 치를 떨었다. 272p.김선우 '사랑의 거처' 中살다보면 그렇다지병마저 사랑해야 하는 때가 온다지 279p.김윤식벗이여 여행이란 이런 것이 아니겠는가. 코뿔소도 호랑이도 아닌 것들의 들판 헤매이기를 세 번 반복하기. 바야흐로 등불이 켜지고 있는 마을을 함께 지켜보기. 아득한 울림이자 선연한 헛것 속에 함께 서 있기.
-
김상용 '사랑이 거짓말이'임시폴더/문학소녀인척 2013. 11. 15. 16:51
사랑이 거짓말이 임 날 사랑 거짓말이꿈에 와 뵌단 말이 긔 더욱 거짓말이날 같이 잠 아니 오면 어느 꿈에 보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