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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일상 - 이사 (2020.01.18 작성)캐나다에서의삶 2020. 1. 21. 11:02
레체가 이틀 연속 침대 위에 올라와 우리 사이에서 잔다. 물론 침대에 올라와 같이 자는 날은 많지만 주로 침대 옆 의자나 서랍장 위에 있다가 우리 둘 다 잠들고 나면 가까이 오는데 어제 오늘 내가 침대에서 아직 컴퓨터를 들여다보고 있는데도 풀쩍 침대로 뛰어올랐다. 아무래도 새 집이 아직 완전히 편하게 느껴지지는 않는 모양이다. J가 자면서 뒤척이니까 살짝 일어났다가 다시 돌아와서 기대 앉네ㅋㅋ 웃기다. 이사를 결정하고 행하기까지 많은 고민과 망설임 후회 설렘이 있었는데 막상 옮기고 나니 마냥 좋기만 하다. 더 넓고, 밝고, 따뜻하다. 건조기 디시워셔의 편리함은 말할 것도 없고 지붕 있는 주차장에서 집으로 바로 올라오는 게 핵꿀. 오늘 코스트코에 장 보러 다녀왔는데 짐이 많아 2번 왔다갔다 했지만 전혀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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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플라야 델 카르멘 (2019.12.26-2020.01.04) 첫째 날여행블로거인척 2020. 1. 3. 06:26
이렇게까지 준비 없이 온 여행이 또 있었나. 6월에 끊어놓은 비행기, 8월에 예약한 airbnb 외에 아무런 계획 없이 떠나왔다. 수중에 멕시코 돈 1페소 없이 출발. 여행 기간이 꽤 기니까 가서 계획해도 되겠지, 바쁘게 다니지 말고 놀멍쉬멍 하자는 생각으로 왔는데 그래도 꽤 잘 다닌 듯! 못 가본 곳도 많고 물론 아쉬움이 남지만 언젠가 또 오지 뭐. 하루하루 기록을 했어야 하는데 이제와 기억을 더듬어 쓰자니 이미 머릿속에서 한 덩어리로 뭉쳐버렸네 ㅜ.ㅠ 구체적인 감상은 이미 많이 흐려져버렸다. 연휴라 그런가, 확실히 공항에 사람이 많았다. 그 작은 런던 공항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가족 단위가 많아서 아이들이 뛰어다니고 비행기 여럿이 연발, 연착되어 정신이 없었다. 우리 비행기도 예정 시간보다 30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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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회사 생활 - 승진, 연말 분위기캐나다에서의삶 2020. 1. 3. 05:26
최근 아마존 팀 조직 개편 발표가 있었다. 현재는 각 비즈니스 그룹 아래 마케터가 있는 형태인데 이제 4개 비즈니스 그룹을 아우르는 하나의 팀이 되어 통일된 전략 하에 우선 순위에 따라 자원을 배분하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아직 불투명한 게 많다. 과연 정말 예산을 하나의 바구니 안에 넣는 게 가능할지?) 나 개인적으로는 보고하는 대상이 바뀌었다는 것 외에는 큰 차이가 없을 듯 하다. 리사를 비롯한 리더십팀의 논의 끝에 마크가 세일즈 리드, 필이 마케팅 리드를 맡았는데 나쁘지 않은 결정인 것 같다. 나, 에릭, 애슐리의 팀장이 콜린에서 필로 바뀌었고, 마크와는 지금처럼 계속 긴밀하게 일할 듯. 발표 후 필과 개인, 팀 면담이 있었는데 주된 논의 내용은 새로 추가된 일들을 어떻게 분배할 것이냐-에 대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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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회사 생활 - 이번 주의 기록캐나다에서의삶 2019. 12. 8. 09:43
이번 주는 월요일, 금요일 재택근무를 했다. 월요일은 전에 적었다시피 OHIP 신청하려고, 금요일은 아침 8시부터 스카이프 미팅이 있어서 7시에 출근하느니 그냥 집에서 하기로..ㅎㅎ 주변 얘기 들어보니 캐나다 회사가 다들 이렇게 flexible한 건 아니라고. 그만큼 책임감도 느끼기 때문에 WFH할 때 오히려 더 열일하는 것 같지만 그래도 선택권이 주어진다는 건 역시 좋다. 수요일에는 점심 때 Abilities first라는 패널 토론이 있었는데, 점심을 얼른 먹고 가서 들었다. 회사 내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한 분, 정신질환 관련 병원에서 일하는 분, 3M을 은퇴한 남편과 장애를 가진 아들을 둔, City of London에서 관련 커미티 멤버로 계신 분, 런던에서 장애를 가진 사람들 취업을 도와주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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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타리오 의료 보험 OHIP 신청캐나다에서의삶 2019. 12. 3. 13:12
캐나다에서 와서 병원에 가려고 한다면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워크인 아니면 패밀리 닥터. 워크인은 예약 없이 방문해서 기다린 뒤 진료를 받는 개념이고, 패밀리 닥터는 내가 사는 도시에 내 지정(?) 의사를 두고 예약 방문을 할 수 있다. 어쩌면 이미 눈치챘겠지만 나는 복잡한 어른의 일들을 모두 귀찮아하고 알고 싶지 않아 하기 때문에.. 의료 관련된 것도 사실 잘 모르는데 대충 적어보는 거다 헤ㅔ회사에서 친한 언니가 소개해 준 패밀리닥터에 웨이팅을 걸어놓은 게 몇 달 만에 연락이 와서 몇 주 전 방문했다. 케바케라고는 하는데 우리는 6개월 넘게 기다린 듯. 키, 몸무게, 혈압 뭐 이런 간단한 거 측정하고 건강 상태나 염려되는 점 몇 가지 의사랑 얘기 나눴다. 집에서 가깝지는 않지만 친절하고 괜찮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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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시작캐나다에서의삶 2019. 11. 17. 13:33
한 달이 넘도록 아무 글도 쓰지 못했다. 10월 초에는 열흘 정도 한국에 다녀왔다. 한국에 가서 가족과 친구와 함께 보낸 시간이 참 좋았다. 다음에는 꼭 좀 더 길게 가야지. 선물로 사 온 젓가락도 다들 좋아했고. 한국에 다녀오고 한동안 우울해서 "행복한 사람은 기록하지 않는다 했던가, 그렇지만 우울한 사람은 기록을 하지 못한다" 따위의 멘트를 찌그리고 괴로워하고 뭉그적댔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다시 선순환으로 돌아섰다. 모던러브의 바-바-바이폴라걸처럼 그 오름과 내림이 느껴지긴 하는데 딱히 어쩔 도리는 없다. 악순환을 끊어내는 데 도움이 되는 작은 방법?이라고 하면, 해야하는 일들을 리스트업 한 뒤 순서대로 해내기, 좋아하는 음악을 듣기, 좋아하는 옷을 말끔히 다려서 입기, 사람들한테 다가가서 실없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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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페이스캐나다에서의삶 2019. 9. 30. 06:07
최근 트뤼도가 과거 교사 재직 시절, 그리고 고등학교 시절 블랙페이스 분장한 것이 보도되며 물의를 빚었다. 며칠 전 밥을 같이 먹은 한 친구는 그게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역사적으로 과거 코미디 쇼에서 흑인 분장을 하고 우스꽝스러운 연기를 한 백인들이 있어왔기 때문에 블랙페이스=흑인을 희화화하는 것, 즉 인종차별로 여겨진다. 역사적인 맥락을 모르더라도 '흑인 분장'을 한다는 것 자체가 좀 이상한 것 같다. 분장의 대상이 누구건간에 흑인이니까 검게 분장하고 또 그것을 유머로 소비한다니? 영화에서 한국인 역할을 맡은 백인 배우가 찢어진 눈 분장을 하고 연기를 한다면? 회사에서 어떤 분이 나를 같은 층에 있는 다른 동양 여자인 에밀리로 착각하고 말을 걸었을 때 느꼈던 약간 불쾌한 느낌. 팀장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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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 러브하루하루기록 2019. 9. 16. 12:48
레체가 침대 옆 의자에서 고롱고롱 잠들었다. 내가 낮에 집에 있어서 같이 노느라 낮잠을 평소보다 덜 자서 그런가 앉자마자 잠들어버렸네. 고로롱 고로롱 숨 쉬는 소리. 내 껌딱지 레체. 크지도 않은 집인데 거실에서 방으로 방에서 화장실로 내가 어딜 가든 졸졸 쫓아오는 레체. 레체와 눈을 맞추고 쓰다듬고 있으면 마음 가득 뜨뜻하게 뭔가 차오르는 느낌이 든다. 이런 게 트루 러브인가.. 잠을 깨워도 화가 나지 않고 손에 생채기가 나도 웃음이 난다. 불편함과 수고와 나중의 슬픔을 감수하더라도 함께 하고 싶은 마음. J는 나를 보며 그런 걸 느꼈다는데.. 헛헛^ㅠ^ J는 나한테 뭔가를 감수하게 하지 않았다는 뜻 같기도 해서 새삼 고맙네. 아무튼 레체야, 오늘도 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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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일상 - 이번 주의 기록캐나다에서의삶 2019. 9. 16. 12:43
지난 주에 적었듯 수요일에 오전 8시부터 하루종일 팀 전원이 부서 (비즈니스 그룹) 전체에 발표하는 행사가 있었다. 하기 싫어서 며칠 내내 스트레스 받고 미루고 미루다 그래도 어찌 저찌 준비해서 하긴 했는데 넘 칭찬을 받아부렀넴^ㅠ^ 솔직히 덜 미루고 더 연습했더라면 스스로도 더 만족했겠지만.. 어쨌든 칭찬을 받으니 기분이 마냥 좋았다. 오전 8시부터 오후 2시까지 잡혀있는 일정 중 아마존이 마지막 순서였고, 나는 그 중에서도 에릭, 애슐리 다음으로 마지막일 거라고 예상했는데 결과적으론 마지막에서 두 번째로 하게 되었다. 홈디포, 캐내디언 타이어, 월마트 등등 앞 순서가 지나가고 쉬는 시간이 왔는데, 에릭이 할 줄 알았던 아마존 101을 애슐리가 할 예정이라는 걸 알고 급 기분이 좋아짐ㅋㅋㅋ 패트릭이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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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일상 - 지난 한 달의 기록캐나다에서의삶 2019. 9. 9. 10:51
너무 글이 뜸했다. 시간이 무섭도록 빨리 간다. 그간 있었던 크고 작은 일들을 잊기 전에 짧게 기록해두고자 창을 열었다. 8월 중순에 J 컨퍼런스 겸 보스턴에 5일 정도 다녀왔다. 시골쥐의 도시 탐험! 한강, 특히 강북에서 여의도를 바라보는 것과 넘 비슷한 느낌이 드는 찰스강. 아름다웠다. 도시가 크지 않아서 (서울의 약 1/3 사이즈?) 꽤 많은 곳을 걸어서 다녔다. 찰리카드라고 일주일 교통패스를 끊어서 피곤할 때 꽤 유용하게 활용했다. 교통비는 비싸지 않은 편인 듯. 보스턴퍼블릭가든, 보스턴커먼을 비롯해 부두 근처와 길게 뻗은 그린웨이까지. 녹색의 풍경과 그 위에 널부러져(?) 있는 사람과 강아지들이 좋았다. 비록 가보고 싶었던 이자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뮤지엄은 못갔지만 뮤지엄오브파인아트에서 오랜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