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의삶
-
잠에서 깬 새벽 네 시캐나다에서의삶 2020. 12. 3. 19:01
요즘에는 종종 새벽 세 시, 네 시에 눈이 떠지곤 한다. 이것도 임신 후기의 특징(?) 중 하나인 모양이다. 한참을 뒤척이다 다시 잠들기도 하고 오늘처럼 결국 거실로 나와 따뜻하게 차를 한 잔 마시기도 한다. 오늘은 친한 언니가 선물해 준 꿀로 차를 탔다. 작은 병 다섯 개에 든 서로 다른 색과 종류의 꿀 냄새를 킁킁 맡아본 뒤 하나를 골랐다. 향긋하다. 분명 침대맡에서 코를 골며 자고 있던 레체는 어느샌가 나를 따라나와 꿀을 덜어내고 있는 내 다리에 기지개를 켜며 말을 건다. 레체는 늘 귀엽고 다정하지만 요 며칠 평소보다 더 귀엽고 더 다정하다. 보통 푹신한 곳보다 단단한 곳에서 자는 걸 선호해서 침대 옆 의자나 자기 집에서 자곤 하는데, 추워서인지 뭔가를 알아서인지 그제도 며칠 전에도 내 배 옆에 와..
-
캐나다의 결혼답례품 (?)캐나다에서의삶 2020. 11. 19. 11:59
한국에서는 결혼식에 와 준 주변 사람들에게 쿠키나 파이, 떡 같은 작은 선물을 답례품으로 돌리곤 한다. 나는 결혼식 전 퇴사하고 결혼식 다다음날 바로 출국했기 때문에 따로 챙기지 못했지만.. 답례품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여기서도 결혼식에 참석해 준 사람들, 결혼을 축하해준 사람들한테 감사 카드를 보내는 모양이다. 얼마 전 사라로부터 웨딩 땡큐 카드가 도착했다. 코로나 때문에 25명밖에 초대하지 못한 결혼식 (제한에 맞춰 가까운 지인 35명을 초대했었는데 심지어 상황이 더 안 좋아지면서 10명을 uninvite해야 했다고..), 유콘에 가려던 계획은 내년으로 미루고 코티지에서 보낸 허니문.. 여러모로 속상했겠지만 다행히 결혼식날과 허니문 기간 날씨는 완벽했고 예쁘게 결혼식을 잘 마친 듯 하다. 나는 결혼식 ..
-
캐나다 회사 생활 - 사라의 깜짝 방문캐나다에서의삶 2020. 10. 13. 05:54
코로나 상황이 조금씩 괜찮아지던 시기에 애슐리가 더 추워지기 전에 파티오에서 팀점심 한 번 하자며 잡았던 날짜가 10월 6일 화요일. 9월 말 온타리오에 2nd wave가 오면서 어쩔 수 없이 팀점심은 취소되었는데, 화요일 오후 사라한테 갑자기 집 앞으로 잠시 나올 수 있냐고 연락이 왔다. 놀라서 후다닥 옷을 갈아입고 내려가니 원래 다같이 점심 먹을 때 주려고 준비했었다며 카드와 선물을 건네줬다. 감동..ㅠㅠ 재택근무 중이지만 늘 화상회의로 얼굴을 봐서 육아휴직 들어갈 때까지 실제로 못 만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미처 못 했었는데. 결국 사라 말고는 직접 만나진 못하게 되었지만, 나를 위해 팀점심을 계획하고 선물을 준비해 준 그 마음들이 참 고맙고 그 자체로 내게 큰 의미가 있다. 겨울에 태어나는 래똥이를..
-
당근마켓 캐나다 온타리오 런던 상륙캐나다에서의삶 2020. 9. 29. 00:24
한국의 유명 중고거래앱 당근마켓이 캐나다, 그것도 런던 지역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앱 이름은 Karrot. 친구 초대하면 친구와 나 모두에게 캐럿을 주고, 캐럿 세 개를 모으면 아마존 기프트카드를 준다고 함:) 과연 활발한 런던벼룩시장 오픈카톡방, 키지지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캐럿을 받기 위해 초대 링크가 필요한 분은 아래 링크를 이용해주세요 헤헤 Join Karrot and get a $5 Amazon Gift Card! https://go.dngn.kr/OuGvV4Ms99 You've been invited to join Karrot! Your community buying & selling app for verified locals go.dngn.kr
-
캐나다 회사 생활 - Return to work orientation캐나다에서의삶 2020. 9. 7. 11:01
3월 중순부터 시작된 재택근무의 끝이 서서히 보이나..? 7월, 8월 단계적으로 소수의 인원이 회사로 복귀했다. 가장 먼저 돌아간 팀은 도구나 장비가 있어야만 일할 수 있는 연구실의 연구원들, 그 다음은 집에서 일할 여건이 안 되는 사람들의 신청을 받았던 듯. 나를 비롯한 우리 팀 사람들은 코로나 이전에도 가끔씩 재택근무를 했고 재택근무를 한다고 해서 일하는 데 지장이 거의 없기 때문에 Phase 1, 2 복귀 인원에 속하지 않았다. 얼마 전까지는 원하는 경우 팀장 승인만 받으면 회사에 가서 물품을 챙기거나 업무를 처리할 수 있었는데, 이제 회사에서 본격적으로 사람들을 다시 맞을 준비를 하면서 관련 현장 교육을 1회 꼭 받아야 회사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다른 팀원들은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나 의자..
-
캐나다 일상 - 런던 근교 딸기 농장 Heeman's캐나다에서의삶 2020. 9. 7. 01:30
지난 주 토요일에는 큰 맘 먹고(?) 외출을 했다. 코로나 이후 산책 이외에는 아무런 액티비티 할 엄두를 못 냈는데, 여름이 끝나가는 게 아쉬워서인지 런던에서 코로나가 잠잠해지고 있어서인지 어쩐지 용기가 났다. Heeman's는 집에서 2~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곳으로 회사나 공항과 가깝다. 딸기 농장으로 유명하지만 막상 다른 과일도 많고 정원 가꾸기용 씨, 꽃 화분, 묘목 등을 많이 판다. 애슐리가 전에 매년 여기서 딸기랑 복숭아를 왕창 사서 엄마랑 잼을 담근다고 했던 기억이.. 코로나 시국이라 Curbside pickup으로 차 안에서 딸기만 사가는 줄도 꽤 길어보였다. 우리는 구경만 하고 체험은 안 했지만, 직접 딸기를 따볼 수도 있다. 아이들이 있으면 같이 오면 좋을 것 같고 실제로 아이들과 온..
-
캐나다 일상 - 산책캐나다에서의삶 2020. 8. 24. 04:49
작년 한국 다녀올 때인가 공항에서 샀지만 안 읽고 묵혀뒀던 유현준의 '어디서 살 것인가'를 읽고 있다. 다소 단정적인 어조라 공감이 안 되는 부분도 좀 있지만 우리말 책이 워낙 귀하기 때문에 소중히 읽는 중. 리디북스나 밀리의 서재로 읽을 수 있긴 하지만 적어도 내게 있어서 종이책이 주는 가치는 전자책과 다른 뭔가가 있는 듯. 전자책이 종이책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아직 다 읽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 열려있는 공간, 자주 찾을 수 있고 일상에 녹아들 수 있는 외부 공간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한다. 크고 좋은 공원이라도 거리가 멀면 쓰임새가 줄어들어 1시간 걸어가야 하는 곳에 있는 몇 천 평자리 공원이 집 앞의 작은 공원과 비슷한 효과를 가진다는 점 역시 ..
-
캐나다 일상 - PR 카드 수령 (영주권)캐나다에서의삶 2020. 8. 8. 09:22
어제 드디어! PR카드가 우편으로 도착했다. 일반적으로 캐나다 거주 중 PR 승인을 받은 경우 가까운 CIC 오피스에 방문해야 하는 듯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전화와 우편으로 업무 처리가 진행됐다. 간단히 타임라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2019년 11월 3일 Express Entry Profile 접수 (CRS: Comprehensive Ranking System 499점) 2019년 11월 13일 Invitation 받음 (CRS 커트라인 472점) 2019년 12월 3일 각종 서류 제출 및 $2,080 신청비(?) 결제 (AoR: Acknowledge of Receipt) 2020년 5월 27일 영주권 신청 승인 (CoPR: Confirmation of Permanent Residence) 202..
-
캐나다 일상 - 지난 주, 이번 주의 기록캐나다에서의삶 2020. 6. 21. 04:14
주중에 오피스 레이아웃을 바꿨는데 효율이 좋아진 것 같다. 원래는 방 하나를 온전히 침실로, 다른 방 하나를 J와 내가 오피스로 같이 썼는데 내 책상을 침실로 옮겼다. 책상 두 개를 한 방에 놓는 것보다 배치가 좀 자유로워 책상 위치에 따른 채광 방향도 좋아졌고 각자 다른 방에서 일하니 집중도 잘 되고 쾌적해서 만족스럽다. 한동안은 이 레이아웃으로 지낼 듯. 이번주에는 월~목 10시간씩 주 4일 일하고 금요일에 쉬었다. 두 번째 초음파 날짜가 6월 19일 금요일, 어제로 잡혔는데 따로 휴가 안 내고 여유있게 다녀올 수 있어서 좋았다. 이제 13주차, 8주차 때 예정일을 확인하기 위한 첫 번째 초음파 이후 두 번째로 초음파를 했다. 한국에는 병원 갈 때마다 초음파를 해준다는 것 같던데 여기는 임신 기간동안..
-
캐나다 회사 생활 - 이번 주의 기록캐나다에서의삶 2020. 5. 30. 10:23
생일 기념 지난 주 금요일, 이번 주 월, 화요일 휴가를 냈다. 하루종일 집에만 있는 건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일 안하고 뒹굴거리는 휴가는 꿀맛. 3일 정도 휴가로는 휴가 내내 일 생각이 자꾸 나는 걸 어쩔 수 없다. 잠들 때 일어날 때 급한 일도 아닌데 할 일들이 자꾸 생각이 난다. 한 주 정도는 쉬어줘야 완전히 일 생각을 떨칠 수 있는 듯. 어느덧 재택근무를 시작한 지 10주? 11주..? 많은 시간이 흘렀다. 살짝 루즈해진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해야할 일을 안 하는 건 아니니 오히려 효율적인가 싶기도 하다. 우리 팀은 지난 주부터 팀장 제안으로 원하는 사람, 원하는 주에 한해 주 4일 근무를 시행하기로 했다. 주 5일 * 8시간 대신 주 4일 * 10시간씩. 팀 전원이 같은 날에 비우지는 않도록 ..